18일 오후 울진의료원 장례식장. 이날 오후 물에 빠진 어린 조카 두 명을 구하고 자신은 불귀의 객이 된 이명덕(40·울진 근남면) 씨의 시신이 안치되자 가족 친지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정말 법 없이도 살 그런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성실하고 형제애도 남달랐던 사람이 무엇을 잘못했다고 데려가는지 하늘도 참 무심하지요."
이날 방학을 맞아 놀러온 초교생 조카 두 명을 데리고 이 씨는 인근 구산리 왕피천 계곡을 찾았다. 그동안 비가 많이 내려 평소보다 계곡물이 불었다고 생각은 했지만 설마 했다. 그러나 오후 5시 30분쯤 아이들의 갑작스런 비명 소리가 계곡을 뒤흔들었다. 소리가 나는 쪽을 보니 조카들이 계곡물에 휩쓸려 허우적대고 있었던 것. 순간 이 씨는 계곡으로 뛰어들었다.
물속에서 흐느적거리는 조카들을 한 명씩 물이 얕은 곳으로 밀어내기를 10여 분. 아이들은 무사히 구했지만 이 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을 구하는 데 힘을 다 쓴 이씨가 힘에 부쳐 물속으로 가라앉은 것. 인근 피서객과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원들이 이 씨를 건져내 병원으로 옮겼지만 한번 멈춘 심장은 더는 뛰지 않았다.
"마을의 궂은 일을 도맡아 했고 평소 홀몸 어르신 돌보기 등 봉사활동에도 앞장섰던 사람이었는데…." 마을 주민들은 아까운 사람을 잃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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