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눈치 보지 말고 부담 없이 국수 드시고 가세요."
경산 하양읍 하양 감리교회 한쪽의 15평 정도 되는 허름한 주방이 딸린 '국수방'에는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80∼100여 명의 노인들로 북적인다. 무엇보다 이곳은 남녀노소· 종교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눈치 보지 않고 국수를 먹을 수 있다.
'국수 함께 나누기'는 2004년 6월부터 시작돼 4년째 한 주도 빠짐없이 매주 목요일 운영된다. 이 교회 조원경(51) 목사와 부인 박영숙(52) 씨, 강순구(62·여)·고희자(56·여) 권사 등이 이웃들과 그저 나누고 싶어서 시작했다.
연간 2천500∼2천700여 명이 찾는 이 국수방이 계속 운영되고 있는 것은 종교를 초월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크다. 진량에서 다방을 하는 아주머니를 비롯한 주위의 사람들이 국수를 사 준다. 가톨릭 신자인 은종옥(47·여·하양 금락리)·이상연(45·여·〃) 씨와 종교를 갖지 않은 김정자(51·여·〃) 씨 등은 종교를 초월해 매주 이곳에서 노인들을 대접하느라 구슬땀을 흘린다.
다른 동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이 동네 사람들을 위해 10여 년 전부터 무료 법률 상담을 해 주고 있는 대구의 방문일(45) 변호사의 부인 김소영(45) 씨와 딸 신재(17·미국 크랜브룩고교 11학년) 양도 여름방학을 맞아 지난 6월 둘째 주부터 매주 이곳에 나와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15년 전부터 주변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청소년공부방을 운영 중이기도 한 조 목사는 "힘이 닿는 한 국수 함께 나누기를 계속하고, 조만간 자신의 집을 개조해 대학생들의 학숙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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