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야구에 관심이 많아 제가 경기를 마치고 집에 오면 성적을 물어봅니다. 안타는 못 치고 삼진만 당했다고 하면 또 삼진 당했냐며 놀려대요. 웃으면서 다음에 잘하겠다고 말해주죠."
더 이상 심정수(삼성 라이온즈)가 칠성초교 야구부원이기도 한 큰 아들(종원)과 작은 아들(종현) 앞에서 민망해할 일은 없을 듯 하다. 그는 서머리그 20경기에서 타율 0.319, 7홈런, 23타점으로 홈런·타점·장타율 1위에 오르는 등 후반기 방망이에 불이 붙으면서 정규 시즌 홈런 1위(25개), 타점 1위(82타점)를 달리고 있다.
게다가 20일 서울 한국야구위원회 회관에서 실시된 프로야구 기자단 투표에서 총 유효표 86표 중 56표(65%)를 얻어 서머리그 초대 MVP 자리에 올라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기 때문. 이현곤(16표·KIA 타이거즈)과 오승환(9표·삼성)은 심정수에 밀려 우수타자·투수상을 받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심정수가 이끄는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삼성은 이번주 대구 홈에서 6위 롯데 자이언츠와 8위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6연전을 벌인다. 무릎이 좋지 않은 4번 타자 심정수가 진통제로 버티면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왼쪽 발목을 다친 3번 타자 양준혁의 상태가 삼성으로선 고민거리다. 양준혁은 이번 주말까지도 선발 출장이 쉽지 않은 상태다.
롯데의 가장 큰 걱정거리도 중심타자. 4강행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보려 하지만 지난해 타격 '트리플 크라운(홈런, 타율, 타점)'을 달성했던 4번 타자 이대호의 부진이 뼈아프다. 8월 타율은 0.228에 불과하고 홈런은 하나도 치지 못했다. 최근 5경기 타율도 0.222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대호는 고질적인 어깨 탈골로 고생 중이다. 에이스 손민한도 널뛰기 피칭을 하고 있어 더 힘들다.
KIA의 팀 분위기는 롯데보다 더 침울하다. 부진 탈출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팀의 상징 이종범의 은퇴 문제와 구멍이 뚫린 선발투수진 등 안팎이 어수선하다. 상대 전적에서 7승6패(롯데), 7승7패(KIA)로 박빙이지만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수 있는 이유다. 삼성은 롯데와의 3연전에서 임창용, 브라이언 매존, 전병호를 차례로 선발 등판시켜 연승을 노린다.
2경기 차로 삼성에 앞선 2위 두산은 SK 와이번스와의 힘든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외국인 원·투펀치' 다니엘 리오스, 맷 랜들이 출격하지만 상대도 마이클 로마노, 케니 레이번이 대기하고 있다.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2위 자리를 노리는 삼성은 이번주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두는 것이 최선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1일 선발투수
삼성 임창용 - 롯데 장원준(대구)
두산 리오스 - SK 로마노(잠실)
현대 전준호 - LG 옥스프링(수원)
KIA 윤석민 - 한화 류현진(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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