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향후 거취가 정가의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나라호' 이명박 후보의 대선 필승 칼자루를 박 전 대표가 쥐고 있다는 정가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그래서 박 전 대표가 이번 한나라당 경선의 또 다른 승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전 대표는 20일 자신의 패배가 확정된 뒤 행한 연설에서 "다시 열정으로 채워진 마음으로 돌아와서 저와 당의 화합에 노력하고, 열정을 정권 교체에 쏟아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부터 저는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 정권 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습니다."고 약속, 또 한번 당원들과 국민들을 감동시켰다.
'아름다운 패배'를 한 박 전 대표는 앞으로 어떤 대선 행보를 취할까?
우선 이명박 후보는 대선 필승과 정권 교체를 위해 박 전 대표의 전폭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여기고 있고, 다양한 '박근혜 구애작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그 첫 단추로 박근혜 선대위원장 제의 방안이다. 이번 경선에서 이 후보와 대등한 지지(48.06%)를 얻은 박 전 대표는 당내 파워가 입증됐고 대중성을 담보로 한 민심도 여전했다. 이 후보의 대권가도에 '천군만마' 이상의 가치가 박 전 대표에게 있는 것.
이 후보 측은 박 전 대표가 경선 내내 당이 10년 만의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밝혀왔고, 이런 차원에서 박 전 대표가 전국을 누비며 정권 교체 행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믿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의 대선가도 전면에 나설 경우 정치적 '담보'를 요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시나리오는 박 전 대표는 내년 4월 총선과 당내 확고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경선에서 입증된 48%에 대한 지분을 요구할 것이고, 이는 전략적 측면에서 자신의 향후 보폭을 넓히는 길도 된다는 것.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에 '최대필수조건'인 이유는 또 있다. 향후 예상되는 여권의 이 후보에 대한 '검증정국'의 든든한 후원자로 박 전 대표가 최대 적임자라는 정가 분석 때문.
대선 국면이 본격 시작되면 범여권이 각종 의혹 게이트를 시작으로 이 전 시장에 대한 총공세를 할 것이고, 이를 상쇄하기 위한 한나라당 방어책이 대중적 인기, 도덕성과 클린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박 전 대표라는 것.
여기에다 박 전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저력도 이 후보 측을 매료시키고 있다. 조직력 열세를 딛고 당원, 대의원, 국민참여선거인단 표에선 이 후보를 앞서 확고한 당심을 갖고 있는데다 웬만한 남성 못지 않은 뚝심과 강단이 국민들에게 각인된 것.
박 전 대표는 일단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향후 정국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가 어떤 결론을 낼지 이 후보를 대표선수로 내세운 한나라당의 운명에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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