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17대 대선 후보를 거머쥐었다. 불과 1.5%P차로 승패가 갈렸다. 그로서는 감회가 남다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12월 19일 승리'가 한 발짝 다가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앞에는 지금까지 걸어온 1년여보다 더 멀고도 험한 4개월이 놓여 있다. 이제부터가 진짜 대선 게임인 것이다.
그는 선거의 첨병 조직인 당원'대의원 표에서 반쪽만을 얻었다. 대구에서는 박 후보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경북에서도 졌다. '문제 많은 후보'라는 네거티브 공세에 당원들조차 마음이 흔들렸다는 방증이다. 박 후보 지지자들은 서울 도곡동 땅과 관련해 그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당원들의 의심부터 지우지 못하면 일반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경선 이후 분열로 가지 않고 화합하느냐 못 하느냐는 전적으로 이 후보의 역량에 달렸다. 자신을 반대한 절반의 마음을 되돌려 놓지 못 하는 한 정권교체는 없다.
두 번째 헤쳐나가야 할 길은 지금까지보다 더 혹독할 검증 공방이다. 그는 "(본선에서)더 나올 것도 없고 나오더라도 문제될 게 없다"고 하지만 그런 말만으로 끝날 게 아니다. 국민의 머릿속은 그동안의 의혹들로도 여전히 혼란스럽다. 도곡동 땅을 비롯해 각종 투자의혹에 대해 말끔하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범여권이 이 후보 당선 즉시 "의혹은 살아 있다"고 날을 세운 것도 국민의 혼란스런 마음을 파고들겠다는 의도다. 대선이 진실게임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예고다. 보통의 상식이 이해할 수 있는 의혹 해소가 나와 주지 않으면 선거 내내 도덕성 검증에 시달릴 것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왜 이명박인가'를 국민에게 얼마나 호소하느냐이다. 그는 '경제브랜드' 하나로 한나라당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국가최고지도자로서 자질은 어떤지 알 수 없다. 자신의 수권능력이 감동을 주어야 지지층을 넓힐 수 있다.
그를 강력한 야당의 대선 후보로 민 지지자는 정권교체를 주문했다. 이번에 반대편에 선 이들도 그 여망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일반 국민들 역시 이제부터 다시 그의 하나하나를 따지며 지켜볼 것이다. 이 후보는 무거운 역사적 소명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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