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5일장은 푸짐한 먹을거리와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삶의 활력을 느껴볼 수 있는 여행지다. 아이들에게는 산 교육장이 되고 중·장년층은 옛 추억을 되살려 볼 수 있는 곳이다.
영천장은 매달 끝자리가 2와 7인 날에 장이 선다. 대구 약령시장, 안동장과 더불어 경상도 3대 시장인 영천시장은 50년을 훌쩍 뛰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금호강 원류의 비옥한 토지에서 생산된 곡식과 팔공산, 보현산 자락에서 생산된 포도와 복숭아, 사과는 당도가 높고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교통이 불편했던 시절에도 동해안의 생선을 하루 만에 군위, 안동, 달성, 경산까지 보낼 수 있었으며, 내륙의 농산물과 면직, 약초를 동해안으로 보낼 수 있었던 사통팔달의 요지에 자리 잡고 있어 영남 최대의 장터가 될 수 있었다.
한 움큼 얹어 주는 덤과 가격을 흥정하는 것은 대형마트에서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살가운 풍경이다. 동해안의 갓 잡아 올린 생선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고 오징어채, 명태채 등 건어물도 빼곡하다.
뭐니뭐니해도 영천장의 명물은 돔배기다. 상어고기를 토막 내 솥에 쪄낸 뒤 소금으로 간을 해 숙성시켜 먹던 경상도의 귀한 음식이다. 돔배기는 경북 중남부지역의 제수로 빠지지 않는 품목이다. 가시와 비린내가 없어 남녀노소가 즐겨 먹는 음식이다. 상인 한상윤(64) 씨는 "영천 돔배기는 겨울철에는 3일전에, 여름철에는 하루 전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인근 한약거리를 포함해 시장 한바퀴를 서둘러 둘러보는데도 1시간이 걸린다. 대형마트와 경쟁하기 위해 현대식으로 변화시켰기 때문에 예전 5일장의 분위기는 많이 사라졌다. "귀한 약재는 서울 경동시장, 다음으로 영천장에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천장은 국내 한약 유통량의 30%를 차지한다.
▶가는길=경부고속국도 영천IC에서 시내방면으로 간 뒤 영천역 앞에서 영동교 방면으로 직진한 뒤 좌회전하면 된다. 국도를 이용할 경우 대구에서 4번 국도를 따라 경산·하양을 지나 영천방향으로 가다 서문오거리에서 우회전해 버스터미널을 지나 하이마트 앞에서 좌회전해서 직진하면 된다.
▶맛집=영천시장 내 수육거리에는 소머리국밥(사진)을 맛볼 수 있다. 진한 국물 맛이 개운하고 수육 한 접시에 막걸리 한 사발을 곁들이면 좋다. 소머리국밥 5천 원. 수육 1만~1만5천 원. 수정식당(054-334-0504), 길손식당(054-333-6180) 등이 있다.
글·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사진·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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