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칩거…캠프 해단식에도 불참

경선불복 서명운동 자제 당부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1.5%포인트(p)차로 아쉬운 패배를 한 박근혜 전 대표가 22일부터 공식일정없이 사실상 자택 칩거에 들어갔다.

캠프 대변인이었던 김재원 의원은"당 후보가 정해진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일정을 잡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당분간은 쉬면서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측근들은 박 전 대표가 이달 말까지 특별한 일정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박 전 대표가 의원 신분이기 때문에 다음달 정기국회가 열리면서 자연스레 상임위 활동 등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전 대표는 21일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해단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경선에서 도왔던 참모와 당원협의회 위원장 등에게 감사의 전화를 한 게 전부. 오히려 캠프 핵심간부들이 예고없이 자택을 방문했다.

박 전 대표는 이들과 만나"많이 죄송하다."며"그동안 고생이 너무 많으셨는데, 일이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캠프 핵심의원들이 위로하자 연신'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상황실장으로 일했던 최경환 의원은"최선을 다했지 않느냐?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긴 것도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고 말한 박 전 대표의 말을 전하면서"패배를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역시 큰 사람"이라고 말했다.

곽성문·심재엽 의원은 감정에 북받친 듯 박 전 대표의 손을 붙잡고 펑펑 울었다. 이 와중에서도 박 전 대표는 "울지 마세요. 제가 많은 남자들을 울렸네요."라며 위로를 해줬다.

박 전 대표는 개표 이후부터 경선불복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박사모 등 팬클럽 회원들에게도 "섭섭하지만 내 뜻을 따라달라."고 전한 뒤 자제를 당부했다. 하지만 박사모는 이번 경선 선거인단을 상대로 한 경선불복 서명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뒤, 소속 회원 50여 명이 당사 앞 시위를 벌이며 일부는 삭발투쟁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측근들은 박 전 대표가 당내 비주류로 남아 냉각기를 거치며 때를 기다릴 것이란 관측도 하고 있다. 이 후보가 범여권의 총공세를 버텨내지 못하고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면 자연스레 후보교체론이 떠오를 수 있기 때문. 하지만 경선승복을 한 박 전 대표 측이 이 후보 체제를 흔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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