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휴양·웰빙·의료 활동과 연계된 환경·의료산업이 관광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로 그 중심에 의료관광이 있다. 의료관광은 의료서비스와 휴양·웰빙·여가 등 관광활동이 결합한 고부가가치 지향의 새로운 관광형태다.
의료관광의 성장 배경은 고령화 사회의 급속한 진행과 21세기 웰빙 및 건강추구형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들 수 있다. 또한, 세계 많은 국가·도시들이 산업구조를 제조업에서 서비스산업 부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의료관광산업 부문을 국가·도시경제 성장의 주요 전략산업으로 육성·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의료산업과 관광산업을 효율적으로 연계시키는 의료관광정책을 국가 단위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관광청 산하에 의료관광 전담부서를 신설, 지원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스파(spa)나 마사지 등 관광휴양산업 부문과 의료산업 부문의 법적 충돌 부분을 직접 조정하여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태국은 선진국 고령자를 대상으로 풍부한 관광자원 활용과 고부가가치 창출 전략의 일환으로 의료관광산업을 차별화된 틈새시장으로 활성화하고 있다. 의료관광객을 위해 장기 투숙 및 요양을 위한 휴양·여가프로그램 운영, 일대일 간호 및 간병서비스 제공, 스파·전통마사지·허브상품 등이 융합된 복합의료관광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정부당국은 의료관광을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자국 내의 병원 시설과 의료진 수준에 대하여 국제병원인증원의 인증을 획득하도록 유도하는 등 대외신뢰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의료진 가운데 미국이나 호주 등지에서 교육을 받은 의사가 많아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강점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인도 의료관광은 저렴한 의료비용(미국의 10%, 영국의 15% 수준)으로 선진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강점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는 중동과 아시아의 부유층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으나 앞으로 미국과 유럽 중산층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정부는 외무, 관광, 철도, 민간항공사 등 각 부문 담당자들로 구성된 의료관광 특별팀을 구성하여 1년짜리 장기 의료비자 발급과 국가병원인증제를 비롯한 다양한 의료관광 진흥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의료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외국인 환자의 보험문제, 입국 전 원격의료 허용, 수출산업으로 의료관광산업 인정, 현행 의료법 하에서 발생하는 의료기관의 홍보문제, 의료관광비자 제도 도입, 의료수준에 대한 대외인식 제고, 한류를 이용한 의료관광 특화 등이 제시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의료제도개선 전문위원회도 지역적 특성을 고려, 지방자치단체와 의료기관 등이 연계된 의료관광산업을 활성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서울은 의료관광 활성화 추진계획을 수립, 의료와 관광을 총괄하는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관광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또한, 약령시의 한방사업을 의료관광과 연계한 여행상품으로 발전시켜 2009년이면 한방관광도시의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연계한 의료관광상품을 개발하여 동아시아 부유층을 대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의료허브를 추진하고 있다.
대구는 이제 시작이다. 장기적으로 의료관광산업을 지역산업의 구조 전환을 위한 주요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관광부문 활성화를 위한 특화방안으로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 지역의 의료관광산업 관계자들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광산업 및 의료산업 관련 부문들이 긴밀하게 협력하면 지역전략산업으로의 특화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대구약령시와 연계된 웰빙쇼핑 관광상품의 개발로부터 약초탕·숯굴가마 체험 등 웰빙관련 체험상품을 관광대상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앞으로 대구도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사전조사를 철저하게 하고, 현재 정부정책 하에서 어떤 진흥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관광산업 및 의료산업 관련 부문들이 협력하여 추진할 수 있는 타당한 사업내용에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는지 등을 분석한 후 세부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여 단계별로 시행할 때 의료관광산업을 대구발전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사영 대구과학대 관광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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