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춘 '스쿠터 예찬'…기름값 '저렴'·주차 불편 '제로'

웰빙 바람과 고유가 등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스쿠터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가 하면 자전거도 MTB나 레저용을 중심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정우용·김태형기자
웰빙 바람과 고유가 등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스쿠터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가 하면 자전거도 MTB나 레저용을 중심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정우용·김태형기자

스쿠터가 '씽씽' 달리고 있다. 웰빙과 고유가로 인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스쿠터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 과거 배달용으로 국한되던 쓰임새도 레저와 출퇴근용 등 다양한 용도로 확대되고 있다. 오토바이 판매점들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저마다 경쟁적으로 스쿠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자전거도 레저 인구가 확대됨에 따라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스쿠터, 바이크 주류 되다

대학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종현(25·대구시 동구 신암동)씨는 '스쿠터 예찬론자'다. 과거 자동차도 운전해봤지만 스쿠터가 훨씬 매력적이라는 것. 이씨는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거나 일하러 나갈 때 등 웬만한 곳을 갈 때는 스쿠터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한 달에 고작 3만~5만 원 정도의 유류비만 투자하면 장거리를 제외하곤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 이씨는 "현재 대구에도 스쿠터 동호회가 많이 생겨 서로 정보 공유도 한다."고 했다.

대구시 중구 인교동 오토바이 골목. 판매점마다 오토바이 중 스쿠터가 절반이 넘게 전시되어 있어 스쿠터 인기를 실감케 한다. 류경운 (주)KKM모터코리아 대표는 "2년 전부터 스쿠터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문을 연다. 과거엔 다방 여직원 등 일부 수요층 판매가 주를 이루었지만 지금은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등 젊은층이 대부분의 수요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류 대표는 "오토바이 골목을 찾는 젊은이 10명 중 7명 정도는 스쿠터를 찾는다."고 말했다. 이 판매점은 과거엔 한 달에 10대꼴로 스쿠터를 팔았지만 지금은 한 달에 30대가 넘게 판다고 했다.

또 다른 오토바이 판매점에서도 스쿠터의 판매 증가를 이야기했다. 이창호 창호오토바이 사장은 "2002년부터 스쿠터 판매가 조금씩 늘더니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가 폭발했다."며 "과거보다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100만~1천만 원까지 가격은 다양하지만 주로 100만~200만 원선의 스쿠터가 잘 팔린다는 것. 현재 스쿠터와 오토바이 판매량이 8대2 정도로 스쿠터가 오토바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스쿠터의 인기는 다양한 장점에서 기인한다. 일단 고유가에 강하다는 것. 월 3만 원 정도의 연료비 밖에 들지 않는데다 기어가 없어 작동하기 편리하고 기동성·주차성이 뛰어나기 때문. 류 대표는 "쉬운 조작법 때문에 스쿠터를 찾는 여성라이더들도 급격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쿠터의 눈부신 진화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천편일률적인 스쿠터 디자인에서 벗어나 최근엔 클래식이나 패션이 결합돼 다양한 형태의 스쿠터를 만날 수 있는 것. 디자인 뿐 아니라 품질도 좋아져 과거 스쿠터에 비해 연료비도 30~40% 준 스쿠터가 최근 나오고 있다. 류 대표는 "스쿠터에 튜닝을 하는 등 젊은층에서 스쿠터를 자신만의 개성적인 바이크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자전거 인기도 꾸준

전통적인 운행수단인 자전거 인기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엔 레저 문화의 발달과 고유가 등으로 MTB(산악용) 자전거나 미니벨로(미니 자전거)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전거 판매점도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4월 문을 연 대구시 달서구 진천동 바이크클리닉. 이종일 사장은 과거 조그마한 자동차부품 공장을 하다 몸이 좋지 않아 자전거를 취미로 탔고 이로 인해 자전거 가게까지 열었다. 이 사장은 "주5일제와 함께 건강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면서 자전거 수요가 앞으로 꾸준히 늘거라고 보고 창업을 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고유가도 자전거 수요를 늘리는 원인이라는 것. 이 사장은 "자전거로 두 달 정도만 출퇴근하면 자전거 한 대 가격을 만회하니까 사람들이 자전거를 찾고 있다."고 했다. 이 판매점의 경우 레저용이 전체의 50%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 중 30만~40만 원대의 미니벨로가 지난해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사장은 "미니벨로는 접이식이라 자동차 트렁크에 실고 야외로 나가 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판매업계에선 매년 자전거 수요가 10% 정도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MTB나 고급 자전거의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 김동근 삼천리자전거 대구지점 차장은 "우리 회사의 경우 3년 전부터 자전거 판매량이 20~30%씩 꾸준히 늘고 있다."며 "판매점에 관한 문의 전화도 점차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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