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직력 앞섰지만…" 李후보측 선거인단 패인 분석

'당심을 누른 민심'으로 표현되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조직력에 우위를 점했던 이명박 후보가 조직선거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뒤진 것을 두고 말이 많다.

지지 국회의원은 물론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에서까지 수적으로 크게 앞섰던 이 후보가 조직적 승부가 가능한 당내 경선에서 박 후보에게 뒤진 것은 '조직력에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평가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이번 경선은 "이명박 캠프의 승리가 아니라 이명박 개인의 승리"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 후보는 대의원·당원·일반국민 등 약 80%를 차지하는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박 후보에게 432표차로 뒤졌으나 전체 20% 비중을 차지하는 여론조사에서 8.5%를 앞서는 바람에 당선돼 이 후보 개인 지지도 덕을 톡톡히 봤다. 결국 여론조사를 제외한 선거인단 투표결과는 이 후보를 지지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수를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결과'였던 셈. 이 후보 캠프에 따르면 이 후보 지지로 분류되는 국회의원 수는 막판에 전체 128명의 소속의원 중 70여 명에 달했고 당협 위원장도 전체 243개 협의회 중 140~150명에 이르는 등 조직적 우위를 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 캠프의 핵심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후보 지지 국회의원의 경우 경험이 부족한 초선들이 많았고 막판에 이 후보 지지도를 보고 몰려온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도 실제 현장 장악력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캠프를 총괄했던 이재오 의원과 조직을 총괄한 이방호 의원 등 공신급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조직을 너무 강성으로 이끌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주장도 있다.

대구·경북 투표 결과에 대한 평가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대구 경우 아무리 박 후보의 텃밭이라고 하더라도 경선 직전 각종 언론에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지켜내지 못한 것은 이 후보측이 내내 아쉬움으로 지적하고 있다. 대구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 경선직전 1천여표 차이 정도로 좁혀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더블스코어 이상의 차이(5천72표대 2천305표)로 결론이 났기 때문. 박 후보측 박종근 의원 등 3선의원들의 표결집력이 안택수, 이명규 의원 등 이 후보측 의원들을 압도한 것으로 보인다.

경북의 경우 경선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단 한번도 진적이 없는 상태에서 500표가량 뒤진 것으로 결론 난 것 역시 조직력의 미흡이라는 평가다. 일부에선 김광원 의원 등 이 후보 캠프를 진두지휘했던 의원들의 역량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선거 막판에 권오을·정종복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이 지역에 본격 투입된 것은 그래도 선전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 후보측은 "박 후보측 경우 상대적으로 선거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포진했고 여론조사에서 뒤지는 후보로서 긴장도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고 이 후보측은 상대적으로 조직적으로 느슨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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