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국민 여론과 야권의 우려에도 청와대와 통일부에서는 "남북이 적극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고집하고 있는 데 대해 최근 조성태'김장수 전'현직 국방장관들은 "정상회담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며 영토적 개념에서 NLL 문제를 신중히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안이한 영토 안보 인식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얼마 전 국회에서 "NLL은 영토 개념이 아니라 안보 개념"이라고 발언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도 모자라 통일부 한 당국자는 23일 "NLL이 조금이라도 변경될 경우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대놓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청와대는 국방장관의 발언을 깎아내리고 통일부를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등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이는 정상회담에서 북측이 NLL 문제를 제기하면 협의하겠다는 것을 공공연히 표방한 것이고, 심지어 정상회담 성과를 위해서라면 NLL도 희생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NLL은 1953년 유엔이 설정한 停戰(정전) 체제의 산물이다. 남북 간 무력충돌을 막기 위한 해상 경계선으로 지금까지 그 역할을 해왔다. 조 전 국방장관은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설정 당시 유엔군이 서해 5도를 제외하고 황해도 육지와 인근 섬의 통제권을 북한에 양보, 북한으로선 뜻밖의 큰 소득을 올린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측이 몇 차례 의도적으로 도발한 것을 빼고 지난 50년간 잠자코 있다가 지금 와서 서해 5도 등을 더 내놓으라고 시비 걸고 있는 것이다. NLL은 남북이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전환한 이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은 사안이다. 여론을 무시하고 북측 의도대로 NLL 재설정을 협의하려는 정부 방침은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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