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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學歷위조, 이번 기회에 털고가야 한다

신정아發(발) 허위학력 파문이 좀처럼 숙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신 씨의 가짜 학위 소동이 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일과성 해프닝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고구마 줄기 엮여 나오듯 하나둘씩 학력 위조의 가면이 벗겨지면서 가식과 허위로 가득 찬 우리 사회의 진면목이 생생히 드러났다. 어제는 탤런트 최수종, 가수 주영훈까지 학력을 속인 것으로 밝혀져 또 한 차례 충격을 일으켰다. 이들을 포함해 지난 40여 일 동안 모두 11명이 허위학력자 리스트에 올랐다. 앞으로도 더 있을 것이다.

사태가 여기에 미치자 가짜 파문의 진원지인 동국대와 단국대는 전 교직원에 대한 학력 검증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성균관대는 동숭아트센터 김옥랑 대표의 석'박사 학위를 취소했다. 검찰은 신정아 씨 외에 김천과학대 교수인 이창하 씨, 김옥랑 씨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우리 사회는 이제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한다. 가식과 허위를 관행이나 사회 환경 탓으로 돌리는 폐습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사회의 양심이자 지성인 교육계에서 학력을 속인 사람은 무거운 단죄의 대상이다. 교단을 보호하기 위한 영구적인 추방 조치가 담보돼야 한다. 예술계와 연예계, 종교계의 경우도 그들이 많은 국민들과 청소년들의 지향 모델이 된다는 점에서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 공적활동 제한, 출연 제한 등 분명하고도 확고한 조치가 필요하다. 다만 적극적으로 학력을 조작한 경우와 한때의 실수는 구분해주어야 할 것이다.

학력 검증을 강화하여 허위학력 자체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예방책도 마련돼야 한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가짜학위공장이 수두룩한 국제현실을 감안할 때 학력인정 대학을 제한하거나 명시하는 조치가 요구된다. 이번 파문을 여기서 확실히 털고 가지 못하면 우리 사회의 정화는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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