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향숙의 고민지우개] 초등생 아들 방학과제 무심

*고민있어요

초등학교 저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주부입니다. 아이가 방학 과제물을 안 해도 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같아요. 유치원 때도 과제가 있었지만 잘 노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적극적으로 시키지 않았어요. 그래서인지 학교입학 후에도 아이는 숙제에 대해 너무나 초연합니다. 방학도 막바지고 얼마 후면 개학이라 염려되기도 하고 혹시 습관이 될까 걱정입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방학의 달콤함에 젖어 있다가 개학을 코앞에 두고 부산스럽게 곤충채집에 식물채집 그리고 밀린 일기를 벼락치기로 쓰느라 쩔쩔 매던 부끄러운 기억이 제게도 있습니다. 더러는 지난날씨를 몰라 친구에게 묻기도 하고, 더러는 잘못된 정보를 공유해서 '비'를 '맑음'으로 기록 했었지요.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 없는 개학 무렵의 풍경인 것 같습니다.

벌써 여름방학이 막바지에 이르렀군요. 집집마다 분주하고, 한가하던 학교 앞 문방구도 꼬마손님들의 방문이 잦아질 테지요.

아이는 방학과제에 대해 느긋하고, 엄마 입장에서는 습관화 돼서 학년이 올라가면서 공부도 소홀히 할까 봐 걱정이 많으시군요.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함께 고민해보자구요.

먼저, 과제물에 대한 아이의 반응부터 체크해 보면, 유치원시절에 주어진 과제를 등한시 했다면 아이는 이미 과제물에 대해 나름의 정의를 내렸을 것이고, 지금의 현상은 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라 보여집니다. 아이에게 숙제는 선생님과 학생 간에 정한 '해야 할' 혹은 '지켜야할' 규칙이고 약속이란 걸 충분히 이해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 방학엔 처음부터 계획을 세우게 하여 스스로 실천하도록 훈련하는 작업이 동반되어야겠습니다. 이 때 어머니의 주도나 일방적인 강요는 오히려 역효과라는 것을 명심하세요. 그리고 평소에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바람직할 듯합니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고 하죠.

하지만 아직 어린 자녀 혼자서 체득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시작이라 생각하고 차근히 하나씩 알아가며 인생의 마라톤에 대비 할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면 독서습관을 기르고, 예/복습의 개념도 알게 하고, 책상 앞에 앉을 수 있는 주변여건을 조성해 주세요. 시간을 정해 가족이 같이 독서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 적은 량일지라도 아이 스스로 해낸 후엔 아낌없이 칭찬하고, 서서히 몸에 익숙하게 하고 시간과 양도 점차 늘려가야 할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육아경험으로는 어리다는 이유로 미뤘다가 상급학교에 올라와서 아이도 엄마도 굉장히 힘겨웠답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아 쩔쩔맸지요. 커가면서 저절로 되리라 미련을 떨었던 결과였어요.

아이에게 공부하라, 숙제하라고 강요하기 보다는 부모가 솔선하여 책을 가까이 하고 규칙을 지켜 아이에게 역할 모델(role model)이 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건강한 생활환경을 마련해 주고, 부모와 끊임없이 의사소통하여 학습능력을 배가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지요.

훌륭한 자녀로 키우고 싶다면, 먼저 좋은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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