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직장생활 잘하던 아줌마가 어느날 갑자기 밥장사에 뛰어들었다. 왜냐고? 이유는 간단했다. 남하는 것 보니까 돈이 될 것 같아서. 그렇게 밥장사를 시작한지 10년. 이제 왠만한 음식 장사는 다 해봤다. 분식에서 고기집까지, 그리고 프렌차이즈에서 직접 간판을 내건 브랜드까지. 음식 장사 10년에 얻은 결론은 "밥장사만큼 많은 경험과 체험이 필요한 일도 적잖다."는 것이 조윤경(45)씨가 얻은 결론이다. 현재는 '맛들'이란 이름으로 공동브랜드 창업 도우미로 활동중인 그녀의 밥장사 역사와 노하우를 들어봤다.
△10년의 성공과 실패
처음 밥장사를 시작했던 것은 IMF가 터지고 난 바로 직후였다. 다들 '이 불황에 무슨 초짜가 장사에 나서냐'고 말렸지만 조 씨는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회사 동료들과 회식을 위해 찾았던 두류네거리 인근의 무영쌈밥집이 사람들로 넘쳐나는 것을 눈으로 직접 목격을 했고, 수 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다시 한번 찾을 만 하다'는 평가도 얻었다. 그래서 막무가내로 음식장사에 도전했다.
"처음 6개월 정도는 수익이 엄청났죠. 별다른 홍보 없이도 사람들이 물밀듯이 몰렸으니까요. 하지만 장사에 안목이 없다보니 실패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매출이 점점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이유를 살펴보니 장사할만한 목좋은 자리인지 살피지도 않고 언니네 가게를 빌려 장사를 시작한데다, 주차 공간도 턱없이 부족했거든요."
하지만 장 씨는 계속 음식점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다음에 그녀가 찾아낸 것은 고깃집. 잘 나가는 고깃집을 인수해 6년을 운영했다. 이미 이름이 꽤나 알려진 곳인데다 위치도 좋아 별 다른 노력 없이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고. 그렇다고 이 고깃집 운영 수익이 그녀에게 고스란히 '부'로 축적된 것은 아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프렌차이즈를 보면 호기심을 감출 수 없는 그녀의 성격 탓이다. 평통보쌈, 고향솥단지 삼겹살, 장모님 치킨, 이삭토스트, 빨간지붕 등 대구바닥에서 좀 성공했다 싶은 프렌차이즈는 다 시도해봤다. 그 와중에는 실패도 있었고 성공도 있었다.
△식당을 개업하고 싶으신가요?
요즘 조 씨는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소상공인 창업 강사로 활동중이다. 그녀가 주로 강의하는 것은 그녀의 경험담과, 올바른 프렌차이즈 선택 가이드.
조 씨는 "일단 음식점 초보가 개업하기는 프렌차이즈만큼 편한 것이 없지만 장'단점이 있다."고 했다. 한참 인기 있는 메뉴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생명이 짧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
"창업 이후 몇 달은 대박을 맛보지만 길어야 3년을 넘기기 어려운 프렌차이즈가 많습니다. 음식에도 유행이 있잖아요. 매출이 손익분기점 이하로 떨어지는 시기가 오면 이 때 어떻게 재활로를 모색해야 하는가가 가장 큰 문제점인데 프렌차이즈에서 제공해 주는 식재료와 메뉴만을 사용해 본 업주들이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직접 브랜드를 내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식당 하나가 자리잡고, 입소문이 퍼지기까지는 보통 6개월에서 1년 가까운 세월이 걸리지만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이 시기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고 말기 때문.
조 씨는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처음 '이 메뉴다' 싶다고 해서 무작정 뛰어들지 말고 충분한 시장조사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가지에 마음을 뺏기면 다른 것을 돌아보지 못하는 것이 사람 심리이지만 이를 극복해내야만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미식가의 입장에서만 식당에 접근해서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맛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식당이 돌아가는 경영 원리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식당에 가서는 메뉴 하나까지도 꼼꼼히 맛과 특징을 기록하고, 서비스의 장'단점 하나씩은 꼭 챙겨서 나올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합니다. 이건 식당이 어느 정도 성공 궤도에 올랐다고 해서 그만둬서는 안될 일이지요. 손님의 입맛은 언제든지 배신할 준비가 돼 있는 것이니까요."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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