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해공원, 이래서 문제없다

합천군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기는 어려웠다. 논란이 되고 있는 데다 어떤 말을 해도 '욕'으로 돌아온다는 이유였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합천군의 간부 두 사람을 통해 '일해공원' 명칭선정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

"'새천년 생명의 숲'은 공원이름이 아니라 당시 공사명이다. 공원을 알리고 합천의 이미지를 널리 홍보할 수 있는 이름을 지어야 했다. 2004년 6월말 8일간에 걸쳐서 전군민을 대상으로 서면 및 전화로 이름을 공모했다. 공모 결과 38건이 접수됐는데, 중복된 명칭을 제외하고 30건이었다. 이중에서 공원명칭 선정 군정조정위원회에서 3개(일해, 황강, 죽죽공원), 또 합천군의회에서 3개(군민, 일해, 황강)를 선정했다. 중복된 이름을 제외하면 결국 4개가 됐다. 그러나 공원준공 등 사업추진이 촉박해 공원명칭 설문조사를 보류했다."

합천군은 이후 2006년 12월 13일부터 20일까지 8일간 합천군 및 읍면 단위 기관단체장, 이장 및 새마을 지도자, 농업경영인회장, 바르게살기 운동본부, 청년회의소, 각 학교장 등 1천 364명을 대상으로 2004년 예비 선정된 4개 공원이름(일해, 황강, 죽죽, 군민공원)에 대해 우편설문을 실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정 이름이 51%이상 되지 않을 경우 무효로 하고 다른 기관에 의뢰해 재추진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설문집계 결과(1천 364명 중 591명 회수, 무효 50명) '일해'가 55.8%로 나타나, 2007년 1월 29일 공원명칭을 확정, 공고했다."

- 군민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합천군 내 농촌지역에는 60세 이상 노인이 70%에 이른다. 독거노인들도 많다. 종일 밭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은 죽죽이든 일해든 황강이든 관심이 없다. 또한 사업내용을 설명하기 힘들어 설문자체가 어렵다. 이장, 새마을 지도자, 기관단체장들을 대상으로 한 것은 이들이 지역에 관심도 있고, 내용도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 그들이 군민 전체의 뜻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가?

"비록 전 군민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의견을 군민의 뜻으로 봐야한다. 그들 중에는 선출직도 있다. 지금 와서 군민의 뜻을 무시해버리고 다른 이름으로 하라는 것은 곤란하지 않은가."

- 시민단체측에서는 군청에서 조직적으로 설문참여를 독려했다고 본다.

"터무니없다. 요즘 누가 관청에서 독려한다고 답하겠는가? 그런 식으로 한다고 군청의 요구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합천을 위해 해 준 일이 없지 않은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합천을 구미처럼 키웠다면 오히려 부담이 되지 않았겠나? 해 준 일이 없으니 오히려 가벼운 것이다."

-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시작하지 않았다. 설문조사 대상자를 선정한 것은 실무상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었는데 사후에 저쪽에서 오해를 한 것이다. 저쪽(시민단체)에서 정치적으로 몰아가는 측면도 있다. 지방 자치단체가 공원이름을 짓는 것을 가지고 외부에서 난리 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정순영 전 부군수는 '일해'공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서 물러났다는 이야기가 있다.

"공원 명칭과 관련해 그 분의 입장이 무엇인지 모른다. 부군수 인사는 도지사의 권한인데 군수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나? 그분은 경상남도의회로 영전해 가셨다."

정광효·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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