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10시쯤 대구 동구 신천동 송라시장. 일부 상인들이 지난밤 쏟아졌던 비 때문에 젖거나 못쓰게 된 물품을 정리하고 있었다. 송라시장은 지난해 아케이드 공사를 마쳤지만 비가 올 때마다 물이 새 상인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었다.
슈퍼마켓 주인 이영철(49) 씨는"하루에 한두 차례씩 퍼붓는 비조차 견디지 못하고 빗물이 모두 아래로 쏟아지고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공사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비가 올 때마다 시장 바닥이 모두 물에 젖고 일부 상인들은 젖은 물품을 일일이 닦아낸다고 정신이 없다는 것. 구청에 몇 번씩이나 문의해도 답이 없자 답답한 일부 상인들은 지붕 위에 직접 올라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한 식육점 주인(35)은 "아케이드가 햇볕을 가려주고 눈, 비 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된 것인데 제구실을 못하고 있으니 상인들의 불만이 많다."며 "비가 많이 오면 장사를 못할 정도로 비가 새고 일부 제품에는 빗물이 스며들어가 모두 버려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실제 식육점 앞에 내놓은 일부 불고기 제품에 빗물이 들어가 모두 버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
전통시장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대대적인 공사를 벌인 아케이드가 제구실을 못하자 동구청 측은 뒤늦게 사태수습에 나섰다. 동구청 측은 해당 공사업체 관계자들과 송라시장을 방문, 배수로가 기울어지지 않았고, 빗물이 빠지는 물구멍이 너무 작아 제대로 배수가 이뤄지지 않은 문제점 등을 확인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배수로에 일부 찌꺼기가 쌓이고 최근 국지성 집중호우로 배수로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강수량이 많아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며 "하자보수기간이 2년이므로 별도의 추가 사업비를 들이지 않고도 보수공사가 가능하고, 앞으로도 문제를 수시로 파악해 시정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동구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사업비 3억 5천200만 원을 들여 길이 110m, 폭 8m의 송라시장 아케이드 공사를 끝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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