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라이온스클럽'과 '국제로타리클럽', 도대체 무엇을 하는 단체일까.
야구동호인? 혹은 고급사교클럽? 두 단체는 세계 최대의 봉사단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런 단체들이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사교모임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다. 대구의 이름깨나 알려진 인사들은 한두 곳의 라이온스클럽이나 로타리클럽에 가입해 있고 그들은 수시로 만나 골프를 친다. 두 단체 활동을 동시에 하는 사람도 있다.
국제라이온스클럽과 국제로타리클럽이 사회봉사단체라는 사실을 아는 일반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사회지도층 인사, '그들만의 클럽'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봉사활동보다는 사회지도층 인사들과의 사교를 위해 이런 단체에 가입하는 회원들이 더 많다. 입회비와 연회비 및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기부금 부담도 만만찮다. 샐러리맨들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액수다. 그래선지 의사와 변호사 회계사 등의 전문직과 개인사업가들이 주로 가입한다.
지난 7월 취임한 장익현(50·변호사) 국제로타리클럽 3700지구(대구)총재도 "국제로타리클럽활동에 대해 일반인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오는 10월에는 대구에서 국제라이온스대회가 열린다. 그러나 대회조직위 측과 지역 호텔업계 간에 호텔계약을 둘러싸고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구에서 열리는 대형 국제행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 수도 있다. 그러나 대구시민들은 여전히 '그들만의 잔치'라는 시각을 바꾸지 않고 있다.
◆국제라이온스클럽
국제라이온스클럽은 1917년 미국 시카고의 한 보험원이 지역사회의 봉사를 목적으로 라이온스인터내셔널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그후 전세계 180여 개국으로 확산됐고 우리나라에서는 1959년 서울라이온스클럽 발족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 현재 1천953개 클럽에 8만여 명의 회원이 있다.
대구지구에는 109개 클럽에 4천7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라이온스클럽의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봉사의식이 투철해야 하고 회비의무 등을 준수해야 한다.
국제라이온스 355-C(대구)지구 박영기(53) 총재는 "봉사의식이 없이는 활동을 하지 못한다."면서 "대구지구는 가장 모범적이고 활동적인 회원들이 많은 지구"라고 말했다. 그는 "간혹 봉사보다는 사교를 위해서 들어오는 회원들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오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대구지구의 큰 봉사사업으로 대구시장애인복지관 운영을 꼽았다. 이 복지관은 70년대 말 대구라이온스가 건설, 대구시에 기부채납한 후 위탁경영을 하고 있다며 봉사활동사업비로만 연간 30억 원 이상이 든다고 말했다.
라이온스클럽회원의 직업은 다양하지만 기여금을 낼 정도의 충분한 재력이 있어야 한다.
◆국제로타리클럽
국제로타리클럽(Rotary International: 이하 RI)과 국제라이온스클럽의 차이는 거의 없다. 매주 모임을 갖는 것이 로타리클럽이라면 라이온스클럽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모이는 정도가 다르다.
그러나 RI는 국제봉사를 가장 중시한다. 지난 1985년 RI는 소아마비 박멸을 선언하고 기금을 모아 전세계 소아마비 박멸에 나섰다. 그 결과 분쟁지역인 아프간과 나이지리아 등 5개국을 제외한 전세계에서 소아마비가 사라졌다.
RI는 올해로 탄생한 지 102년을 맞았다. 한국에서는 1927년 경성로타리클럽이 창립된 것이 시초로 80년이 됐다. 한국회원수는 5만 3천여 명 그 중 대구에는 90여 개 클럽에 3천여 명의 회원이 있다.
국제로타리 3700지구(대구)의 장익현 총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불평등을 해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로타리안'"이라며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일을 하게 만드는 기적적인 단체"라고 로타리클럽을 소개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로 세상이 조금은 변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절대로 사교모임이 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로타리클럽은 소아마비 박멸에 이어 기아완화와 문맹퇴지, 깨끗한 물 공급 등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물론 국제봉사뿐만 아니라 청소년 등 미래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고 홀몸노인 돌보기와 불우시설 지원 및 장학회 운영 등의 사회봉사도 각 클럽별로 하고 있다.
장 총재는 "자기확신 없이는 (봉사를)하지 못한다."며 "이제 로타리활동을 한 지 13년이 됐지만 스스로도 많이 변했고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로타리클럽은 오는 28일 골프대회를 개최한다. 이에 로타리클럽 측은 회원들 간의 친목도모가 아니라 장애인돕기기금마련을 위한 것이며 이번 행사를 통해 3천여만 원을 마련, 대구시장애인체육대회 운영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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