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외국인 100만명 時代의 과제

24일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가 사상 처음 100만 명대를 돌파했다. 지난 5월 말 국내 장기 체류 외국인(등록 외국인) 수가 처음으로 72만 명을 넘어서더니 이번엔 여행객'연수자 및 불법 체류자 등을 포함한 숫자가 100만 명을 기록했다. 10년 전 38만여 명에서 2.5배나 늘어난 수치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엔 하루 400명 정도씩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외국인 100만 명은 국내 주민등록 인구의 2%에 해당되는 규모다. 한국은 말 그대로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분명 '단일 민족' 인식에 젖어있는 우리에겐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변화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도전이다. 이 문제를 놓고 우리 모두가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가 됐다. 뭐든 한 번 탄력을 받으면 무서운 가속도를 내는 게 우리사회의 한 특징이다. 과거 다자녀 사회였던 우리나라가 지금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고민하고 있으며,고령화 속도 또한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국내 외국인 수도 지금 같은 속도라면 未久(미구)에 150만 명, 200만 명으로 불어날지 모른다.

가장 큰 문제는 급속한 사회 변화와 사고'가치관의 불균형이다. 수십만의 외국인 노동자들 외에도 10만 명을 훌쩍 넘어선 결혼이민자, 증가 추세의 외국인 유학생'연수자 등 국내 외국인은 수적 규모 증대와 함께 거주 유형, 國籍(국적) 등에서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관광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우리나라에서 체류 외국인의 대다수는 노동'결혼 등에 의한 定住性(정주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관념은 여전히 이들을 '피가 다른 사람'으로만 치부한다.

최근 유엔이 한국의 배타적 순혈주의를 지적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연 세계화 시대에 살면서 언제까지 단일민족의 낡은 관념에 매달려 있을 것인가. 이제라도 다인종'다문화 사회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외국인 100만 명 시대'는 세계화를 향해 가는 한국사회가 선택해야 할 길을 새로운 과제로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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