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건설업계가 또다시 M&A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당초 우려보다 빨리 지역 건설사들의 '경영 환경' 악화로 이어지면서 '건설사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전격적으로 매각 계약이 체결된 (주)청구의 경우 대주주인 화인캐피탈이 건설업의 미래 불투명을 고려, M&A를 통해 회사를 인수한 지 1년 9개월 만에 서둘러 매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구의 한 임원은 "화인캐피탈이 청구를 인수한 금액보다 매각 대금이 적어 일부에서 '먹튀' 논란이 일고 있지만 실제 매각 배경은 건설업 위기에 따른 것"이라며 "화인캐피탈이 금융사인 만큼 리스크 절감이라는 보수적 관점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청구는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이후 첫 사업으로 다음달부터 포항과 인천, 울산에서 3개 단지 분양을 앞두고 있으며 임직원들조차 M&A 계약 3일 후에 매각 내용을 알 만큼 전격적으로 매각이 진행됐다.
영남건설도 대주주인 (주)코보스톤 건설이 지난달 30일 부도 처리되면서 M&A가 추진되고 있다.
법정관리 상태에 있던 영남건설은 지난해 6월 코보스톤 건설에 490여억 원에 인수된 이후 적극적인 사업 재개를 추진해 왔지만 대주주가 부도처리되면서 운영 자금 등이 부족, 1년 2개월 만에 또다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것.
현재 영남건설 M&A를 추진 중인 금융사들은 "내달초쯤에 새로운 인수회사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매각 대금은 결정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코보스톤 인수 가격보다는 낮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지역 건설업체들도 끊임없는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데다 최근 들어서는 자금 부족 등에 따라 신규 사업 물량 확보조차 어려움을 겪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IMF로 무너진 지역 건설사가 2, 3년 전부터 M&A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들어갔으나 또다시 부동산 시장 침체로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며 "대다수 업체는 건실 경영을 하고 있지만 몇 개 업체는 경영 상황이 위험할 정도로 악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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