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위 참가주민 일당은 2만 원?

다사읍 죽곡 열병합발전소 인근 민-민 갈등

'시위에 참가하면 일당 2만 원?'

주민들의 집단 반발로 진통을 겪었던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택지지구 집단에너지시설(열병합발전소) 건립 사업이 주민들과 합의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시위에 참석한 주민들에 대한 혜택 여부를 두고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공사를 맡은 대구도시가스와 인근 5개 아파트단지 주민들로 구성된 '열병합발전소 반대 추진위원회'는 최근 ▷4개 아파트 단지에는 각각 3천150만 원 보상 ▷인접한 강창동서타운의 경우 주민들이 설비비 10%를 부담하고 발전소에서 열과 전기를 공급받도록 설비를 확장할 것 등에 합의했다. 양측은 세부 논의를 마친 뒤 이달 말까지 공식적 합의한다는 계획이다. 주민들과의 합의로 집단에너지시설은 당초 계획보다 5개월 정도 늦어진 내년 5월쯤 착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열병합설비를 하기로 한 강창동서타운 주민들 사이에 설비비 분담금을 두고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조정위원회에서 시위에 참석한 이들에게 참석한 일수당 2만 원씩 설비비를 감면해 주겠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 각 가구당 설비비 분담금은 70만 원으로, 시위 일수를 25일로 잡을 경우 최대 50만 원까지 감면받을 수 있는 셈이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지나친 혜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주민은 "반대 시위를 하면서 고생한 점은 인정하지만 금전적으로 혜택을 주는 것도 이상하고, 전체 비용의 3분의 2가 넘는 50만 원을 감해주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설비비 분담금 차등 고지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초 시위 여부를 결정했던 총회 당시 시위에 참석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분명히 공지했다는 것. 시위에 참석하는 일당 및 분담비 경감분은 주민 30명으로 구성된 조정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등 공론을 모았다는 설명이다. 정진수 열병합발전소 반대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다들 생계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해 열심히 시위에 참석했다."며 "부득이 못 나올 경우 일당을 주고 사람을 사서 시위한 사람도 있는데 인제와서 반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죽곡집단에너지 시설은 죽곡 지구 4천322가구에 열과 전기를 동시에 공급하는 15MW급 소규모 발전설비로, 지난 2월 공사에 착수했다가 주민들의 집단 반발로 공사가 지금까지 중단돼 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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