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 교사 이모(40·여) 씨는 어깨와 목 주변의 통증으로 동네 의원에서 몇 개월 동안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곳 의사로부터 "치과에 한 번 가보라."는 조언을 듣고, 치과에서 진단을 받은 결과 턱관절 장애였다.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할 때 지렛대 역할을 하는 턱관절에 문제가 생기는 사람들이 많다. 심하면 턱만 아픈 것이 아니라 어깨, 목, 머리까지 통증이 생긴다.
◆턱관절 장애란?
아래턱뼈와 머리뼈가 귀 앞에서 만나 관절을 이루고 있는데, 이를 턱관절이라고 한다. 턱관절장애는 턱관절에 형태적인 변화나 구조물의 위치변화, 염증 등이 나타나 귀 앞이나 턱, 머리 부위가 아프거나, 입이 잘 벌어지지 않아 음식을 잘 씹을 수 없고, 턱을 움직일 때 귀 앞에서 소리가 나는 병이다.
초기 증상은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또는 턱을 좌우로 움직일 때 귀 앞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병이 진행돼 2기가 되면 입을 벌릴 때 아래턱이 관절원판(디스크)에 걸려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다. 이때는 턱을 옆으로 틀면 디스크에 걸리는 것을 피할 수 있다. 3기가 되면 턱을 옆으로 틀어 입을 벌려도 걸려 있는 관절원판을 피할 수 없어 입을 벌릴 수 없게 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입이 벌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심하면 숟가락을 입에 넣지 못할 정도가 된다. 이런 상태가 1개월쯤 지나면 때때로 뼈가 파괴되는 골관절염이 생기기도 한다. 최근에는 턱관절 부위나 머리, 목, 어깨의 근육통과 관련된 재발성두통(근육긴장성 두통)도 주요 증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밖에 현기증, 얼굴이 부은 느낌, 귀의 충만감, 귀 울림(이명), 입맛의 변화 등도 턱관절 장애와 관련이 있다.
◆원인은 무엇?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턱을 전후, 좌우로 움직일 때, 또는 음식을 씹을 때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사람은 3, 4명 가운데 1명꼴로 흔하다. 하지만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은 전체 인구의 5~7% 정도이다.
턱관절 장애가 생기는 원인에는 교통사고 등의 큰 외상, 아래 위 치아가 서로 잘 맞물리지 않는 경우(교합 부조화), 나쁜 습관(아래위 치아를 서로 물고 있는 행동, 이갈이, 자세불량 등), 심리적 원인(불안, 긴장, 우울 등)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진단은 이렇게
턱관절의 이상을 알려면 턱관절뿐만 아니라 머리, 목, 어깨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 치과에 가면 다음과 같은 검사를 받게 된다.
▷아래턱 운동 범위 검사=입을 최대한 벌려보고, 턱을 좌우로 또는 앞으로 내미는 운동을 한다. 이때 통증이 나타나는지도 알아보게 된다. 이는 턱 운동 장애 여부를 알아보는 방법이다.
▷턱관절 및 근육 촉진 검사=턱관절 부위와 두경부 근육을 손가락으로 눌러 통증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검사이다. 관절이나 근육에 이상이 있는 경우 통증이 나타난다.
▷교합 검사=아래와 위의 치아가 잘 맞물리는지를 알아본다. 치과의사가 환자의 입 안을 직접 보기도 하고, 치아 모형을 만들어 교합상태를 분석하기도 한다.
▷방사선 검사=턱관절의 방사선 사진을 찍어 관절 자체의 형태변화, 관절원판의 형태변화나 위치 등을 검사한다.
◆치료는 이렇게
턱관절 장애는 보철치료, 교정치료, 수술 같은 방법보다는 교합안정장치(틀니 비슷한 도구), 물리치료, 약물치료, 행동요법(습관교정) 등 출혈이 없고 치아나 관절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는 치료가 우선이다.
▷턱관절 및 교합 안정을 위한 장치=틀니 비슷한 이 장치는 아래턱과 위턱에 장착해 턱관절과 교합을 안정시키고 얼굴 및 두경부 근육을 이완해 치아를 보호하는 방법이다.
▷물리치료=더운찜질, 얼음찜질, 초음파 치료, 경피성 전기신경자극, 전기침자극요법 등을 통해 근육과 관절을 이완하고 턱의 운동 범위를 개선한다.
▷약물요법=통증을 덜기 위해 약을 쓰기도 한다. 비마약성 진통제를 가장 흔히 쓰며, 근육이완제, 신경안정제, 진정제, 항우울제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행동조절=이갈이, 이 악물기, 연필이나 손톱 물어뜯기, 한쪽으로 씹기, 턱 괴기 등은 턱관절 장애의 원인이 된다. 이런 행동을 고치는 것이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운동요법=턱관절을 편안하게 하고 머리, 목, 어깨 근육을 이완하기 위한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 혀끝을 윗니 뒤쪽에 두고 턱을 조금 뒤로 밀어 넣은 뒤 허리를 바로 세운 상태로 좌우측의 어깨뼈가 서로 닿도록 스트레칭을 하면 효과가 있다.
▷외과적 치료=지금까지 소개한 방법들이 효과가 없거나 관절의 조직에 구조적인 장애가 있다면 인공관절액 주사, 관절경 수술 등이 필요하다.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환자의 1, 2% 정도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기우천 편한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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