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발행되는 시 전문지 계간 '시와 반시'(발행인 김경옥)가 이번 가을호(통권 61호)로 창간 15주년을 맞았다.
우리 문예지 사상 처음으로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창간된 '시와 반시'는 그동안 '서울 중심'의 문학 저널리즘에서 벗어나 '지역화'를 꾀하며 우리 시문학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현대문학이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 독점으로 인해 문학 작품 가치의 왜곡과 그로 인한 작품 평가의 획일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1992년 박재열 강현국 구석본 3인이 공동 편집위원으로 '시와 반시'가 창간될 때는 지방에서 발간되는 최초의 전국 시전문지로 화제를 모았다.
'시와 반시'의 성공적인 정착으로 현재는 거의 모든 지방에서 문예지가 발간되고 있고, 또 서울의 문예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력을 넓히고 있다. '시와 반시'가 '지방화'와 지방 문예지 운동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시와 반시'는 그동안 1998년 신인상을 수상한 유홍준을 비롯해 김정용 류시원 신동옥 등 30여 명의 역량 있는 신인을 배출했다. 유홍준은 '나는, 웃는다'로 제1회 시작(詩作)문학상과 제2회 이형기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문예대학을 운영해 100여 명의 문인이 각 일간지 신춘문예와 각종 문예지를 통해 등단했다. 또 1천여 명의 예비 문인을 배출한 것도 큰 문학적 성과이다. '시와 반시'의 성공 요인 중에는 열악한 출판 환경에서도 철저하게 원고료를 지불한 것도 큰 몫을 차지했다. 실제 문예 잡지에서 원고료를 제대로 지불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편이다.
창간 15주년 기념호에는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요 시인들의 대표작을 수록했고, 소수정예를 표방한 '시와 반시' 신인상 출신의 작품도 싣고 있다. 지난 2월 별세한 고 오규원 시인을 머리 특집으로 꾸며 시인과 평론가들의 다양한 글을 통해 그의 작품을 분석했다. 이번 특집은 오규원 시인이 작고하기 1년 전부터 기획하고 필진구성에도 직접 참여해 의미가 크다.
창간 이후 꾸준히 구심점 역할을 해오고 있는 구석본 주간은 "'시와 반시'는 지방 홀대를 정면으로 돌파하고자 창간됐고, 그 역할을 15년 동안 성공적으로 해오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경쟁력과 영향력을 가진 문예지로 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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