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을 떨치기 위해 딸이 한국으로 시집을 갔습니다. 한국 남자와 결혼하면 우리도 도와주고, 딸도 행복하게 살 줄 알았습니다. 딸이 울면서 자주 전화를 해왔습니다. 사위가 잘 못해준다고 했습니다. 딸이 외출하려고 하면 못 가도록 했답니다. 그리고 딸이 또 전화 와서 울다가… 이야기 조금 하다가 전화를 끊었습니다. 왜냐하면 사위가 목욕하는 동안에만 전화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죽기 전에 딸이 베트남으로 5번이나 전화했지만 못 받았습니다. 딸이 저에게 할 말이 있었을 텐데, 그날 비가 많이 오니까, 전화 소리를 잘 못 들었습니다. 딸의 전화가 또 올까봐 전화기 옆에 있었지만 더 이상 딸의 전화는 없었습니다."(베트남 'Tuoi Tre지' 21일자 1면 기사)
대구 달성군에서의 베트남 주부 자살사건으로 베트남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4월 달성군의 아파트 9층에서 베트남 출신 A씨가 떨어져 숨진 사건(본지 4월 25일자 6면 보도)과 관련, '한국에서 베트남 신부 한 명이 죽었다. 아버지! 제가 남편한테 폭행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이달 21일 'Tuoi Tre(젊은 신문)'에 실리면서 베트남 언론이 연일 '내 딸의 시신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것. A씨 부모의 입을 통해 '힘든 결혼 생활을 견디다 못해 남편이 출근한 사이 짐을 챙겨 발코니 난간에 커튼을 묶어 타고 내려오다 천이 풀리면서 사고를 당했다.'고 보도되자 베트남에서는 반한감정까지 일고 있다. 특히 젊은층이 많이 읽는다는 'Tuoi Tre' 21일자 1면에 A씨의 부모 인터뷰와 달성군에서의 A씨 현지 생활 취재 등 이 사건과 관련한 기사가 채워지고, 충남 천안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자 이 문제의 처리를 위해 베트남 정부까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트남 정부는 이 죽음이 베트남에서 이슈가 되자 베트남 신부에 대한 학대를 막기 위한 사법공조협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 일어난 사고가 한국에 간 '베트남 신부'들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베트남인들이 받은 충격이 너무 커 양국이 폭력을 제재할 수 있는 사법공조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것. 하 티 키엣 베트남 여성연맹 주석은 28일 김의기 주베트남 한국대사를 만나 "베트남 신부에 대한 폭행을 막을 근본적인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사법공조협정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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