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나 앉았다가 일어 설 때, 혹은 잠자리에 들려고 누울 때 갑자기 어지러워 몸을 비틀거리거나 일순간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다.
우리 몸은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 제대로 된 균형을 유지하려고 여러 감각정보에 의존하는데, 눈을 통한 시각기능과 다리로 전달되는 체성감각 그리고 귓속 내이에 있는 전정기능이 그것이다. 이 중 특히 전정기능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에 불균형이나 과민반응, 기능저하 등의 이상이 나타나면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생활 중에 느끼는 단순 어지럼증과 병적이면서도 흔한 어지럼증에 대해 환자의 증례별로 알아본다.
◆62세 최 씨(남)=양성돌발성체위성 어지럼증
1주일 전 새벽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 일어서는데 핑 도는 증상이 있었고 겨우 볼일을 보고 침대에 누웠는데도 주위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돌아누우면 증상이 더 악화됐고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증상이 호전됐다. 어지럼증은 수초에서 수분 간 지속됐고 메스꺼움도 동반했다.
병원을 찾은 최 씨는 '양성돌발성체위성 어지럼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에플리 위치교정술'로 증상이 호전돼 귀가했다. 에플리 위치교정술은 X, Y, Z의 3차원 공간을 이용한 치료법으로 환자의 귓속 전정기관에 있는 이석(耳石)이 인접한 반고리관으로 떨어져 나와 일으킨 어지럼증에 대해 이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치료술.
전정기관의 불균형에 의한 증상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대신 재발이 잦다.
◆10세 초등생 유정(여)=소아기양성발작성 어지럼증
약 한달 전부터 어지럼증을 호소해 엄마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앉았다가 일어설 때 아찔한 느낌이 들고 뛰놀다가도 어지러워 놀이를 멈추고 특히 체육시간에 달리기를 하면 어지럽고 심지어 구토증세도 보였다. 때문에 최근 들어 학교생활이 위축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지 못했다. 체격도 마르고 작으며 식성은 초콜릿과 치즈를 즐겨 먹었다.
함께 온 유정이 엄마도 마른 체격에 예민한 인상을 줬으며 학창시절엔 생리전후로 두통과 구토를 경험하고 차멀미도 심했다고 한다.
유정이의 진단명은 '소아기양성발작성 어지럼증'. 이 증상은 편두통의 가족력이 있어 '편두통성 어지럼증'으로도 불린다. 나이가 들수록 편두통으로 진행하는 특성이 있고 음식물에 의해서도 잘 유발된다. 특히 오래된 치즈나 초콜릿이 해롭다.
편두통의 전 단계였던 유정이는 편두통 예방약 처방을 받은 후 현재는 증상이 거의 없이 체중도 늘었고 활발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전정기관의 과민반응에 따른 것으로 단지 어린이라는 이유로 소아과 등을 찾았을 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 환자가 고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33세 직장인 박 씨(남)=전정신경염
격무에 시달리던 중 출근을 위해 일어나는데 갑자기 주위가 빙글 도는 어지럼증과 함께 심한 구토가 일어나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도 몸과 머리의 위치에 상관없이 계속 어지럼증을 호소했으며 머리를 조금만 움직여도 구토를 했다.
박 씨의 진단명은 '전정신경염'이다.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감기나 저항력이 떨어졌을 때 잘 걸리며 한쪽 귓속의 전정신경 일부나 전부가 손상되면서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며칠간 수액과 전정억제제로 어지럼증과 구토를 진정시키면 보통 1~2주가 지나면 상당히 호전됐다.
전정기관의 기능저하에 의한 것으로 빠른 사회복귀를 위해 고개운동, 일자로 걷기, 균형 잡기와 같은 전정재활운동이 필요하다.
◆47세 이 씨(가정주부)=메니에르병
주기적인 어지럼증과 구토를 겪는 환자로 평소 왼쪽 귀에 이명과 난청이 동반되며 최근엔 오른쪽 귀에서도 귀뚜라미 소리 같은 이명을 호소했다. 어지럼증이 있기 전엔 귀가 꽉 막힌 느낌이 들었다가 이명이 커지는데 보통 3,4시간 지속되기도 한다. 주위에서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면 몸의 균형이 깨져 휘청거리기도 한다.
이 씨는 이명, 난청, 어지럼증 등 전형적인 메니에르병의 특징을 갖고 있었다. 치료는 과로와 스트레스 등을 피하고 저염식과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뇨제와 같은 약물로 치료하기도 한다. 전정기관의 복합적인 기능이상에 의한 증상이다.
도움말.오희종 신경과의원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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