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항공사 마일리지 항공권이 이슈가 되는 것을 보았다. 모 이동통신사는 '17마일리지'라는 문구를 전면에 부각시키며 고객들의 가입을 부추기기도 했다. 순진한 고객들은 마일리지를 쌓기 위해 그야말로 눈물겨운 노력을 한다.
마일리지 적립을 위해 지정된 항공사, 지정된 업소를 이용하고 지정된 조건들을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도 지키곤 한다. 그 노력은 곰과 호랑이가 쑥과 마늘만 먹고 100일을 지내야 사람이 된다고 했던 설화를 연상하게 한다.
주어진 조건하에서 온갖 불편을 꾹 참아내고 무료 항공권을 받을 수 있는 마일리지를 적립한다. 드디어 공짜 항공권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전화를 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어처구니가 없다. 항공사가 마련하고 있는 마일리지 고객을 위한 좌석 수는 5%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나 항공사, 카드사, 이동통신사의 마일리지 고객은 수백만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고객들이 마일리지를 사용하여 여행 가기란 곰과 호랑이가 사람 되는 것보다 어려운 것 같다.
우리나라는 2%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각 기업들은 이러한 의무고용을 장애인 고용과 부담금 납부의 2가지 방법으로 이행하고 있다. 어느 것으로 이행하더라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해당 법령의 궁극적 취지는 장애인 고용이다.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30대 기업집단을 중심으로 대규모 장애인 고용이 이루어지고 있고 모 그룹 공채에는 수백 명의 장애인이 몰리는 등 장애인 고용에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소식들은 지역 장애인들의 현실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물론 장애인 고용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지만 대구·경북 지역의 300인 이상 기업들은 여전히 장애인 고용에 보수적이다. 언론을 통해 들려오는 소식에 기대를 가지고 문을 두드려 보지만 들려오는 답변은 항공사 마일리지 항공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누구나 노력하면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노력하지만 취업의 문 앞에서 장애의 벽은 아직도 높다. 사업주들도 언론에 보도되는 장애인 고용사례를 남의 일로 여기지 말고 자신의 사업장에서도 장애인을 고용하여 장애인 고용이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닌 내실 있는 장애인 고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식시장이 성장 일로에 있고, 한미 FTA 타결 등으로 세계화의 물결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러한 세계화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다양성에 대한 수용과 고도의 윤리성 확보와 같은 국제적인 기준에 맞는 사회적 기반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맥락에서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 또한 반짝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천되는 하나의 기업 문화로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도 여전히 마일리지 고객들과 장애인들은 그날을 기대하며 쑥과 마늘을 끈기 있게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김의호(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대구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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