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박물관에 보관돼있던 보이차 '만수용단(萬壽龍團)'이 고향나들이에 나서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청나라 광서제(1874~1908)에게 진상되었던 이 차는 130년 이상 된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보이차로 윈난(雲南)으로 가기 전에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2.5kg에 불과한 이 차의 가격은 수백만위안(수억 원)을 호가한다.
일반인들의 보이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이차 가격도 덩달아 높아졌다. 지난 7월 중국에서는 '가짜저질' 보이차가 대량으로 적발되면서 가격 폭락현상이 일시적으로 빚어지기도 했지만 보이차에 대한 투기열풍은 사라지지않고 있다. 윈난의 보이차 도매상인 루어셩성 씨는 20여 년 전부터 보이차 사재기를 시작했다. 보이차의 대표격인 '멍하이' 차창(茶廠)의 1988년산 '7542'는 출고당시 500g에 5위안(600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현재 '7542'는 840배가 오른 4천200위안(54만 원)으로 뛰어올랐다.
웰빙열풍에 사재기광풍까지 불어댄 보이차를 한국에서 구입하기는 어렵다. 가격도 최소 10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바람에 웬만해서는 사기가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보이차동호회 같은 곳에서는 아예 중국 윈난성으로 직접 차를 사러가기도 한다. 최근에는 중국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귀국할 때 으레 보이차 한두 봉지는 사오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디서 어떻게 보이차를 사는 것이 좋을까?
중국여행에 나선 일반인들은 혹시라도 가짜나 저질제품을 구입할까 두려워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공항면세점은 비교적 안전하겠지 생각하고 공항에서 쉽게 사거나 패키지여행코스에 끼어있는 차상점에서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차구입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우선 보이차를 비롯한 중국차는 겉으로 봐서는 알 수가 없으므로 맛을 보고 사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야 차를 사고서 후회하지 않는다. 특히나 면세점의 경우 시중보다 가격이 비싼데다 차맛을 볼 수도 없다는 점에서 피해야한다. 패키지여행 코스의 차상점에 대해서도 더 이상 언급하지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아예 사지 말고 차를 잘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도 중국에서 꼭 사오고 싶다면 적당한 가격대의 제품을 맛을 보고 사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물론 대형슈퍼보다는 차전문점에서 사야 한다. 베이징에서 가장 큰 차전문 도매시장은 '마리엔따오'(馬蓮道)시장이다. 베이징의 서남쪽 끝에 자리잡은 이 시장에 들어서면 2km거리 양쪽이 모두 차 전문점이다. 최근들어 한국인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시장 입구에 한글간판까지 생겼다. 차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또 하나 중국의 식당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물을 주듯이 무료로 차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차들은 가급적 마시지않고 따로 차를 주문해서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무료차는 대부분 '찌꺼기'찻잎으로 우려낸 차로 중국인들도 잘 마시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글·사진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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