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매니페스토 운동은 시대적 과제

요즈음 언론보도에 의하면 여·야 각 정당의 대통령선거 후보자 경선운동 과정에서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탈피하고 정책선거 경쟁을 위한 매니페스토(참공약 선택하기) 운동이 핵심적 주요 화두로 논의되면서 후보자 간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다가오는 12월 19일 실시하는 제17대 대통령선거는 어느 때보다 정책선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매니페스토 정책선거가 이번 대선을 통해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 것은 시대적 사명이요,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단언하고 싶다.

이제, 정책본위의 선거로 지연·혈연·학연 등 연고관계와 비방·흑색선전으로 당선되려는 과거의 잘못된 선거관행을 단절시켜야 한다. 선거는 정책에 의한 선택이고 정책추진 역량과 자질에 의한 현명한 선택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매니페스토(Manifesto)는 바로 이러한 선거를 이끌어내어 우리나라 선거의 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선거 개혁운동이자, 후보자가 당선되었을 때 추진할 실천가능한 공약을 선거구민에게 제시하는 정책프로그램(구체적인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매니페스토는 영국에서 시작하여 일본·미국의 플랫폼, 독일의 선거강령, 선거 매니페스토 등의 형태로 각국의 정치문화에 맞게 확산·발전하고 있다. 영국·일본 등 외국의 경우 정치권의 주도로 매니페스토가 정착된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는 언론과 시민단체가 중심이 되어 유권자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매니페스토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06년 2월 1일 시민단체 중심의 '5·31 스마트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추진본부(현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출범했으며, 이어진 5·31 지방선거에서 정치권은 구체적인 정책공약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언론과 시민단체·학계도 본격적인 검증활동을 벌인 바 있다.

그리고 제17대 대통령선거의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위하여 2007년 4월 19일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주관 및 중앙선관위 후원하에 '12·19 매니페스토 범국민 실천대회' 행사를 개최했고, 대선후보 검증을 위해 8월 30일 전국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2007 대선시민연대'가 발족식을 가졌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의 활성화를 위하여 정책선거유도, 대국민 홍보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 바 있으며, 12월 19일 실시하는 제17대 대통령선거를 정책으로 경쟁하고 정책으로 선택하는 선진 선거문화 정착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매니페스토 종합 로드맵(추진계획)을 확정해 추진하고 있다.

우선 각 정당에서 실시 중인 당내 경선부터 정책 중심의 경선 분위기가 본 선거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매니페스토 정책개발을 지원하고 정책토론회를 권장·지원하고 있으며,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 개최, 범국민 매니페스토 참여 분위기 조성캠페인 전개, 유권자의 매니페스토 선택능력 함양을 위한 매니페스토 안내 설명회 개최, 정당정책 비교프로그램 개발·운영 및 정책이슈 발굴 등을 돕기 위한 공약은행을 설립·운영하는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제, 정당과 후보자들이 매니페스토를 모르면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는 인식과 함께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정책개발을 위해 스스로 뛰지 않으면 안 될 시대적 여건과 정책선거를 하지 않으면 당선될 수 없는 선거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연말에 실시하는 대통령선거에서 정책선거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반드시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각계각층의 범국민적인 참여와 의지 및 노력이 필요하다. 정당과 후보자는 열린 사고와 포지티브적 선거전략으로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는 참된 공약을 제안하고, 유권자인 국민들은 연고와 지역주의를 탈피하여 주인의식을 가지고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비교하고 따져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그리고 언론과 시민단체는 대선후보의 정책공약을 활발하게 토론하고 검증해 이번 대통령선거를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로 선진선거문화 정착 및 국민 모두의 화합과 찬사를 받는 축제의 행사로 승화될 수 있도록 대동단결해야 할 것이다.

은종태(대구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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