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의대를 가겠다면 그걸 막을 방도는 없잖습니까. 의대를 갈 때 가더라도 포스텍을 거쳐 가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재학 중에 의대꿈을 버리고 이공계인, 과학자로 남도록 할 겁니다. 그렇게 하도록 맞춤식 교육을 하겠습니다."
4일 취임한 백성기 포스텍 총장은 취임후 본지와 처음으로 단독 회견을 갖고 이공계 기피풍조 타파를 위한 복안을 이렇게 제시했다. 그는 올해 포스텍 수석 졸업생이 서울대 의대에 편입학한 것을 사례로 들며 "이공계 위기를 대변한 분명한 현상이지만 이런 위기를 기회로 바꿔놓겠다."면서 구체적 방안으로 우수한 고교생을 포스텍으로 유인해 영재들에게 맞는 맞춤형 교육으로 학부과정을 이수토록 하면서 영원한 이공계형 학생(학자)으로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포스텍에서 학부과정을 마친 다음에도 의대진학의 꿈을 버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의대에)가도록 하는 대신 단순한 의사(Doctor)보다는 메디컬 사이언티스트(의과학자·Medical Scientist)로 만들어 우리에게서 배운 학문적 지식을 십분 활용토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백 총장은 이와 함께 "우수 학생들을 불러 들이기 위해서는 우수 교수들을 모시는 게 전제이자 급선무"라며 현재 230명인 교수진을 자신의 임기 내에 280명 규모로 50명가량 증원하겠다는 방침도 아울러 밝혔다. 이 같은 안에 대해서는 이미 총장 내정자 단계에서 이구택(포스코 회장) 이사장 등 재단관계자들에게 확약을 받았으며 국내외 스타급 교수초빙에도 적극 나겠다고 말했다.
백 총장은 그러나 교수영입과 관련해 모든 학과나 학부가 골고루 나눠갖는 이른바 'n분의1'식보다는 전략분야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지원·육성하는 '선택과 집중의 논리'를 대학 운영에 직접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이를 위해 현재 10개 학과 1개 학부(인문사회학부) 3개 학제관(환경공학, 시스템공학, MBA과정)과 철강 및 특수대학원으로 운영되는 운영형태를 정보통신(IT), 생명공학(BT), 소재, 에너지·환경 등 5, 6개 전문그룹으로 묶어 양성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교수 등 일부 구성원들에 대한 구조조정 여부와 관련해서는 "내보내는 게 능사는 아니며 좀 더 확실하게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를 찾도록 하겠다."고 말해 인위적 퇴출에는 소극적인 견해를 보였다.
포항가속기연구소장을 지내기도 한 백 총장은 2004년과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친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을 통해 관심사가 됐던 제4세대형 방사광가속기 건립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건립이 늦춰지면서 기존의 안대로 만드는 것은 사실상 실기한 셈"이라며 "이미 늦어진 만큼 가장 적합하고 시대·시기적으로 맞는 모델을 다시 찾기 위해 교내 전문가들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연구에 들어갔다."고 했다. 따라서 제4세대형 가속기 건립은 당초 예정했던 2009년보다는 상당 기간 미뤄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제 출범한 '백성기 호(號)'의 색채는 '활기차고(다이내믹·dynamic) 역동적(파워풀·powerful)인 것으로 끌고 가려고 합니다. 지난해 개교 20년을 맞은 만큼 이제는 확실한 성장가도를 달릴 때가 됐다고 봅니다."
백성기 포스텍 총장은 이 같은 방안의 하나로 내년 포스코 주총때는 포스텍 1기 졸업생 가운데 처음으로 포스코 임원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작전'을 펴보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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