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범여권 내홍 '위험수위'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등 범여권에서 경선 룰 갈등의 진통이 계속되고 후보자 간 비난발언 수위도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독주체제를 막기 위해 대선 본 경선을 진행 중이지만 내홍 확산을 방지하는 게 더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9일 당 국민경선위원회(국경위)가 여론조사 비율을 10%로 확정한 것을 놓고 혼선을 빚고 있다.

'10%안 수용 불가'를 주장했던 정동영 후보가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당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조건을 달지 않겠다."며 승복했으나 여진은 남아 있다. 회견 말미에 "당헌 위반이고, 원칙 위반이고 7월 4일 6인이 합의한 합의 내용 위반"이라는 것을 전제로 '수용'했기 때문. 정청래 경선규칙 대리인 등 캠프 관계자들은 "지금 당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후보 쪽도 "여론조사 반영비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기존의 '수용불가'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상태지만 앙금이 남아 있다. 손 후보 경선규칙 대리인인 정봉주 의원은 10일 "예비경선에서 이미 일반여론조사를 50% 반영, 본 경선도 최소한 50%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예정의 첫 순회경선(제주)을 앞두고 9일 제주도를 찾은 후보자들은 이날 현지서 열린 대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위험수위'에 달하는 설전을 펼쳤다.

친노(親盧·친 노무현)주자들이 일제히 손·정 두 후보를 비난한 가운데 유시민 후보는 정 후보를 향해 "제주도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변절이다. 필요하면 같은편 하고 불리하면 배신한다."고 꼬집었다. 한명숙 후보는 "이 당에서 저 당으로 오락가락하는 후보, 난파 위기에 처한 함선에서 뛰어내리는 선장으로는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없다."며 손·정 두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지지자들 간 '응원전'이 후보자들의 '신경전'으로 변질될 조짐도 보였다. 손 후보가 연설 도중 "제주도를 발전시킬 적임자는 누구입니까?"라고 묻자 이해찬 후보 지지자들이 일제히 "이해찬"을 외쳤고, 정 후보가 통일부장관 시절 업적을 언급하자 유시민 후보 지지자들은 큰 소리로 "그 좋은 걸 놔두고 왜 탈당했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오는 20일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경선에 돌입하는 민주당도 내홍이 확산될 조짐이다. 후보자들 간 '지도부의 조순형 편들기 논란' 앙금이 여전한 가운데 일부 후보들이 금품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 조 후보의 한 측근은 최근 "이인제 후보 측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속초를 비롯한 전국 관광지에 무단으로 실어 나르고 향응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는 10일 대구·경북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며 표밭 훑기를 계속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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