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5번 국도를 따라 화원으로 가다가 고령군 다산면 방면으로 3㎞ 지점에 접어들면 나지막한 성산(城山)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화원유원지다. 성산에 있는 전망대에서는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면서 만들어 놓은 절경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신라 35대 경덕왕은 가야산에서 요양하고 있는 세자를 문병하러 가고 오면서 아름답고 수려한 이곳의 경관에 반해 행궁을 짓고 여러 번 들렀다. 그때 아름다운 경치와 꽃을 감상하던 성산 정상을 '상화대'라고 불렀다.
성산의 위치는 경주와 가야산의 중간지점에 있다. 이곳은 산지가 침식을 받아 낮아지면서 단단한 암석으로 된 부분이 침식에 견뎌 잔구(殘丘)로 남았다. 그래서 주변보다 지대가 높아 방어에 유리하다. 특히, 낙동강의 공격사면에서 측방으로 침식되어 형성된 절벽인 하식애가 북쪽에 형성되어 천연 요새가 된다. 경덕왕이 성산에 행궁을 정한 이유는 이곳이 바로 이런 지리적인 이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과거 조상들은 성산의 이러한 이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주변에 산재한 성산동 고분은 고대 성읍국가의 군장이 이곳을 오랜 중심지로 삼고 세력을 떨쳤음을 나타내는 증거이다. 신라 선덕왕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곳에 토성인 상화토대를 쌓았다.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상화대를 봉수대로 사용했다.
현재 상화대에는 팔각정 전망대가 있는데, 4층에 오르면 과거 경덕왕이 보았던 경관의 수려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전망대에서 북쪽으로는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과 금호강이 합류하면서 만든 자연생태의 보고 달성습지를 관찰할 수 있다. 동쪽으로는 첨단산업단지로 거듭나고 있는 성서공단과 대규모 택지개발이 한창인 달서구 월배지구를 관찰할 수 있다. 서쪽으로는 낙동강 범람원에 조성된 대도시 근교의 시설농업 지역과 낙동강의 나루터였던 사문진에 건설된 사문진교를 관찰할 수 있다.
그 밖에도 화원유원지 내에는 안동댐 수몰지구에서 옮겨온 송사정과 화원정이 있으며 동물원, 야외 수영장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체험학습이나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이다.
화원유원지를 나오면 도진(渡津) 취락인 사문진이 있다. 이곳은 사문진교가 놓이기 전에 나룻배로 낙동강을 건너던 곳에 발달한 취락이다. 사문진의 낙동강 자연제방에는 맛으로 소문난 매운탕집이 많다. 낙동강이 범람하면 이곳은 물에 잠기지만, 상인들은 범람을 막기 위한 인공제방 건설에 반대한다. 인공제방이 매운탕집이 있는 낙동강 자연제방에 건설되면 오랜 생활터전을 버리고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 화원유원지에 대한 Q&A
▶화원유원지 전망대에서는 무엇을 볼 수 있나요?
▷ 북쪽 : 낙동강과 금호강의 합류 - 달성 습지
낙동강과 금호강이 합류하는 곳에 달성습지가 있다. 청둥오리와 두루미 같은 철새와 각종식물, 20여 종의 어류, 100여 종의 곤충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는 자연생태계가 유지되는 곳이다. 2004년부터 대구시는 이곳을 일반인들이 들어올 수 있는 개방형 습지와 생태 보존을 위해 일반인의 접근을 제한하는 폐쇄형 습지로 나누어 복원하고 있다.
▷ 동쪽 : 대구 대도시권의 확장
대구의 교외화로 도시 주변 지역과 교외 농촌지역에서는 토지 이용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도심보다 상대적으로 지가가 저렴한 도시 주변에는 성서공단과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어 대도시가 급속히 확장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급속한 도시팽창을 막고 녹지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설치한 개발제한구역도 함께 관찰할 수 있다.
▷ 서쪽 : 낙동강 범람원의 시설재배
고령군 다산면의 넓은 들은 낙동강의 홍수로 모래, 자갈, 점토 등이 쌓여 형성된 충적 평야(범람원)이다. 하천에 인접하여 지대가 약간 높고 모래와 자갈이 많은 자연제방과 멀리 점토질로 구성된 낮고 평탄한 배후 습지로 이루어진다. 자연 제방은 홍수를 피하고 물이 쉽게 빠지기 때문에 마을이 입지하고 밭농사가 이루어지며, 배후습지는 배수시설을 갖추고 대부분 논으로 이용된다. 특히 이 일대는 대구와 가까워 많은 채소를 시설재배를 통해 재배하여 대구로 내다 판다.
▶'사문진'은 어디서 온 지명인가요?
도(渡)나 진(津)이 붙은 지명은 과거의 나루터(도진)취락이다. 사문진은 달성군 화원읍과 고령군 다산면 사이에 있는 낙동강을 건너는 나루터가 있던 곳이다. 조선 중기에는 일본과의 공무역 중간 보급 장소였다. 오늘날은 나루터를 대신하는 사문진교가 놓여 하천교통은 쇠퇴하였지만, 주변 농촌지역은 대구와의 접근성이 더욱 좋아졌다. 하천교통이 다시 부활한다면 사문진은 대구를 배후지로 중요한 하항이 될 것이다.
■ 주변에는 이런 곳도 있어요
▷ 대구 수목원=쓰레기 매립장을 수목원으로 탈바꿈시켜, 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종다양성 확보와 식물유전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지속시키고 전문가 및 일반인들에게 전시하며, 시민들의 자연 탐구 및 식물 학습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화목원, 야생초화원, 습지원, 약용식물원, 염료식물원, 방향식물원, 괴석원 등 21개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50종 8만 그루의 나무와 1천300종 27만 포기의 초본류가 심어져 있다.
▷ 남평문씨본리세거지(민속자료 제3호)=문익점의 18세손 문경호가 정전법에 따라 구획을 정리하고 터를 닦은 이곳에는 전통한옥 9채와 정자 2채가 들어서 있다. 수봉정사는 손님을 맞거나, 일족의 모임을 열던 건물이고, 광거당은 자제들의 학문과 교양을 쌓던 수학 장소이며, 인수문고는 1만여 권의 도서와 문중의 보물을 보존하던 곳이다.
▷ 묘골마을 육신사=사육신 박팽년의 후손들이 모여 살고 있는 집성촌으로 육신사, 태고정, 도곡재, 삼가헌, 낙빈서원, 충효당, 삼충각 등 문화재와 전통가옥이 있다. 육신사는 박팽년, 성삼문, 하위지, 이개, 유성원, 유응부 등 육신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이다. 태고정(보물 제554호)은 99칸의 종택 동편에 세운 정자로, 종택 중 모두 소실되고 정자인 태고정과, ㄱ자 안채가 남아있다. 현재 대청에는 임진왜란 후 치찰사로 온 윤두수의 한시를 새긴 현판과, 정유재란 후 명군 선무관이 남긴 액자들이 있다.
김상훈(영남삶터탐구연구회, 청구중 교사)
참고자료 : 삶터탐구활동 길잡이(대구남부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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