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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효의 채타령 스윙타령] 히터와 스윙어 이야기②

클럽을 어떤 이미지로 다루느냐에 따라 힘의 근원이 다를 수 밖에 없다. 클럽을 채찍처럼 다루는 스윙어(swinger)의 경우 힘의 원천은 원심력이 된다. 그리고 그 원심력은 몸의 중심에서부터 시작된다. 반면에 클럽을 마치 도끼처럼 다루는 히터(hitter)의 경우 힘의 원천은 근육의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은 오른쪽 팔뚝에서부터 비롯된다.

따라서 스윙어에게 있어 왼팔은 몸에서 비롯된 원심력을 손에 전달해주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한다. 오른팔은 공짜 버스를 타고 가듯이 그저 왼팔의 리드를 따르는 수동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히터의 경우 오른팔이 왼팔을 움직이는 힘의 주체가 된다. 왼팔이 오히려 수동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것 이다.

백스윙의 시작도 스윙 패턴에 따라 크게 다르다. 스윙어는 항상 몸통의 회전으로 백스윙의 시동을 건다. 몸통의 회전과 함께 어깨가 움직이고 어깨의 회전이 팔을, 그리고 팔이 손을 움직이는 형태의 백 스윙이 된다. 한마디로 몸, 팔, 그리고 손의 순서로 스윙이 시작되는 셈이다.

클럽의 헤드와 그립이 샤프트가 아니라 부드러운 줄로 연결되어 있다고 상상해보면 스윙어의 백 스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스윙어들은 어드레스 때 손을 몸 한가운데 두는 경우가 많다(사진 1). 그립 끝이 원심력이 나오는 몸 중심을 향하고 있어 백스윙 때 클럽 헤드가 자연스럽게 맨 나중에 끌려나올 수 있는 어드레스를 하는 것이다.

히터는 스윙어와는 전혀 다르다. 오른 팔뚝이 백스윙의 시동을 건다. 오른 팔뚝이 왼팔을 움직이고 왼팔 때문에 어깨가 따라 돌게 되는 것이다. 오른 팔꿈치를 접어 왼팔을 들어 올린다는 느낌이 강하다. 스윙어와는 달리 히터는 손, 팔, 몸의 순서라고 보면 되겠다. 어드레스 자세도 스윙어와는 사뭇 다르다(사진 2). 손을 거의 임팩트 위치에 두고 있어 그저 왼팔을 들어 올렸다 내리면 강한 임팩트가 나올 것 같은 모습이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스윙 이미지와 패턴에 어울리는 준비 자세를 해보는 것이 좀 더 쉬운 골프를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 한다.

배창효 스윙분석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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