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남산 열암곡 마애불 제자리 세운다

콧날까지 완벽한 보존…일부 "현상태 유지를"

10일 상호(相好·부처님의 얼굴)와 전체 모습이 공개된, 경주 남산 열암곡에서 넘어진 채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대형 마애불상은 제자리에 세우는 것으로 결론났다. 그 전까지는 와불 형태로 일반에 공개될 계획이다.

이날 현장으로 올라온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불상의 콧날까지 완벽하게 남아 있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뛰어난 석조입상은 발견된 사례가 극히 드물다. 불상을 다시 일으켜 본래 자리에 세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유 청장은 그러면서 "불상을 새긴 돌의 무게가 70여t이나 돼 세우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준비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조각면이 드러날 수 있도록 90도 회전시켜, 와불 형태로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상을 친견한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도 "하루빨리 원 위치로 복원되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불상을 세우는 데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 청장은 "대형 기중기 등의 장비 진입은 남산을 훼손시킬 가능성이 높으므로 헬기를 이용해 장비를 이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불상이 70여t에 달하는 만큼 작업에 동원될 크레인은 최소 100t 이상은 되어야 하고, 이를 현장으로 운반하기 위해서는 탱크를 공중으로 수송하는 시누크 헬기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방법은 내년 검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현장을 방문한 이들 중 일부는 불상을 와불 형태로 공개하기보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신비스럽지 않느냐는 반응도 보였다.

한 참관인은 "넘어질 당시 불과 5㎝ 차이로 땅바닥의 암반과 부딪치지 않아 부처님의 얼굴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면서 "현재 주변을 정지했기 때문에 불상을 보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이 외경스런 모습을 있는 그대로 관람하는 것이 훨씬 더 감동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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