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로 확충 및 이용 활성화가 지난주 대구시의회 시정 문답의 주요 이슈가 됐다고 한다. 정말 다행스럽다. 그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주장돼 왔으나 지난 20여 년을 그냥 흘려보내기만 한 게 대구인 탓이다. 그러는 사이 서울시청은 도심 차로를 축소해 자전거 전용도로로 바꾸기로 하면서 자동차 혼잡통행료 제도의 도입까지 서두르고 있다. 창원시청은 시장 주도로 획기적인 변화를 구현했고, 서울 강남구청은 그런 하드웨어 단계까지 넘어서서 프랑스 파리가 7월부터 시행 중인 '밸리브(Velib)'라는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겠다고 어제 발표했다.
하지만 시의회 답변에서 김범일 시장이 언급한 것이라곤 겨우 강변 둔치의 '여가용 자전거 도로' 건설 정도였다고 한다. 아직 멀었구나 싶다. 대구시청의 교통 계획들이 빠짐없이 자전거를 거론하면서도 그저 구색 갖추기 정도로 취급하는 바로 그 수준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하다. 생각의 기본부터 바꿔야 한다. 자전거 활성화는 자전거 타기 그 자체를 위한 게 아니다. 가깝게는 도시 환경 살리기, 도시 경쟁력 높이기, 멀게는 지구 온난화 극복이 목적이다. 도시 교통을 자가용 승용차가 아닌 대중교통수단과 자전거 중심으로 바꾸자는 코페르니쿠스적 의식의 전환이 전제돼야 하는 것이다.
마침 오는 22일은 세계적으로 11번째 맞는 '차 없는 날(car-free day)'이다. 추석 탓에 지역 기념 행사는 이번 주말 앞당겨 열릴 예정이다. 대구가 특히 열성 있게 동참해 온 이날의 본래 취지가 바로 '도심에서는 자가용 자동차를 타지 말자'는 것이다. 나무를 많이 심어 기온을 내렸노라 자화자찬하고 솔라시티니 에코시티니 외쳐대는 대구의 '환경도시' 구호조차 지금 같아서는 헛되게 들릴 수밖에 없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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