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新성장동력 E-클러스터] ⑪신재생에너지 산업

풍력에너지가 '황금알 낳는 거위'로

▲ 요즘 유럽에는 풍력과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가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농장에까지 설치된 풍력발전기.
▲ 요즘 유럽에는 풍력과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가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농장에까지 설치된 풍력발전기.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의 동쪽에 위치한 12번째 주 플레보란드(Flevoland)는 대규모 간척 사업으로 인해 바다가 변한 땅이다. 쟝-니코 애플먼(43) 씨는 1990년대 초 도시 직장을 접고 이곳의 렐리스타트(Lelystad) 지역으로 이주해 왔다. 지금은 350ha의 거대한 농장을 일구고 있다고 했다.

그의 손에 이끌려 찾은 농장은 생소한 풍경이다. 농작물들 사이로 거대한 바람개비가 휙 하고 돌고 있는 것. 세어 보니 모두 9개의 풍력발전기가 농장에 꽂혀 있다. 애플먼 씨는 "2005년에 1㎿ 용량의 풍력발전기 9개를 농장에 설치했다."고 말했다. 농부라는 직업에 풍력에너지 생산자라는 직업까지, '투잡'하게 된 셈이다.

"농사를 짓는 것은 본업이고, 풍력발전은 재테크로 하고 있어요. 초기 설치비가 부담이 됐지만 정부가 은행에서 전액 융자를 받도록 도움을 줬습니다." 그의 대답에 "대당 설치비가 수천만~수억 원 정도 하는 풍력발전이 과연 짭짤한 재테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정부 방침상 개인이 풍력발전기로 생산한 전기라도 지역 전력회사가 전량 구매해야 합니다. 현재 농장에서 생산한 연간 전기 판매액을 감안해 볼 때 7년쯤 지나면 은행빚을 다 갚을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됩니다. 이후엔 고스란히 제 주머니 속으로 들어오지요."

그는 또 일반인이 신재생에너지를 재테크 수단으로 선택하기엔 풍력이 가장 좋다고 했다. 태양광은 많은 부지가 필요하고 수소연료전지는 고급기술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

"풍력발전기는 대당 지름 10m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됩니다. 또 높은 상공에서 바람개비가 돌기 때문에 주위에 농작물을 심어도 별다른 문제가 없지요. 과거 수세기 동안 네덜란드 농장의 상징과 같았던 풍차를 지금은 풍력발전기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애플먼 씨의 말대로 주위 다른 농장에서도 어김없이 풍력발전기가 바람을 가르며 돌고 있다.

독일, 덴마크, 영국 등 유럽 다른 나라에서도 풍력,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가 새로운 재테크로 각광받고 있다. 농장에 풍력발전기를 세워 전기를 생산해 팔거나 가정집 지붕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돈을 벌고 있는 것.

독일 겔젠키르헨 사이언스파크 패트릭 유터만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매니저는 "요즘 독일인들은 금리가 낮은 은행예금과 위험부담이 높은 주식보다 태양광이나 풍력을 더 안정적인 투자분야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최근엔 각 지역의 일조량·바람량 등의 기후데이터와 집 방향, 구조 등을 면밀히 분석해 연간 전력량을 계산해주는 소프트웨어까지 개발됐다. 일반인이 어느 정도의 투자금액을 투입할 경우 언제쯤 투자금을 회수하고 이후 얼마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손쉽게 계산해줄 수 있도록 한 것.

유터만 씨는 "많은 사람이 최근 몇 년간 태양광,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투자효과를 경험하면서 지금은 안정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며 "갈수록 더워지는 지구 환경도 지키고 돈도 버는 일거양득의 효과"라고 말했다.

E-클러스터 특별취재팀 최정암기자 정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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