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교통문화부터 바꾸자] ④지하철

영문표기 부족 외국인들 우왕좌왕

▲ 대구 지하철 안내 시설에 외국인들을 위한 영문 표기가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하철 반월당역.
▲ 대구 지하철 안내 시설에 외국인들을 위한 영문 표기가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하철 반월당역.

13일 오후 3시쯤 대구 중구 지하철 반월당역. 자동매표기 앞에서 외국인 배낭여행객 2명이 지나가던 시민들에게 뭔가를 묻느라 분주했다. 뉴질랜드에서 왔다는 바바라(23·여) 씨는 "한국돈으로 환전을 하고 돈을 투입했는데 자꾸 다시 나온다."면서 "계명대 쪽으로 가려는데 2호선이 어느 방향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동 매표기 투입구를 살펴보니 '신권은 왼쪽으로 붙여서 투입하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영문 안내문은 찾을 수 없었다. 또 '지하철 2호선 입구'라는 영문 안내문도 'Tracks'라고만 적혀 있어 1호선인지 2호선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대구지하철 역사에도 경유지 등 외국어 안내문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대구를 찾은 외국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기본적인 영문표기도 없어 고생스러웠다.'는 후일담을 전할 경우 대규모 국제대회를 잘 치르고도 대구의 이미지를 흐릴 수 있기 때문. 지금부터라도 노선뿐 아니라 승강장의 '경유지 간 소요시간' 안내문에도 외국어 표기를 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전동차 내 영문 안내방송을 통해 경유지 인근의 관광지나 자랑거리를 소개하는 것도 관광객들에겐 작은 배려가 될 수 있다.

또 반월당역 등 지하철 승객들이 많이 붐비는 대규모 역사에는 '관광안내소' 설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안내소에서 지하철 토큰 사용법 등 지하철 이용에 대해 안내하거나 대구의 관광지도나 홍보물을 배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 서울 도시철도의 경우 '도시철도 길라잡이방'이라는 관광센터를 만들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두고 있으며, 각종 홍보책자나 지도 등을 비치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일정 기간 동안 사용가능한 자유승차권이나 정기권을 만드는 것도 관광하기 좋은 대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제안도 있다.

이에 대해 대구지하철공사 관계자는 "국제대회 개최를 앞두고 지하철 시설에 영문표기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경유지 인근의 관공서만이라도 외국어로 안내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부산처럼 내·외국인들이 한 달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도 내부 검토 중"이라며 "대구시의 지원이 있을 경우 1, 2호선 교차지점에 여행센터를 설치하고, 외국어 소통이 가능한 인력을 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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