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일 대구시장이 그제 언론, 의회 등 일부 지역 지도층의 행태에 대해 속 깊은 불만을 털어놨다. "흰 것을 검다하고 검은 것을 희다 하면 어떻게 하나. 차라리 개인 김범일을 때리라"는 항변이었다. 지역의 공론과 논의가 뒤틀려 있고, 그것이 지역발전과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김 시장의 말이 어느 정도 객관적이고, 진실에 접근하는 지는 명확히 가름하기 어렵다. 아마 시장으로서 확신하는 진실과 개인으로서의 불편한 감정이 혼재된 상태가 아닌가 싶다. 그 속사정이 어떠하든 시장은 잡음과 반발을 폭넓은 리더십으로 수렴해 들여야 할 입장이다. 시장이 가진 권한과 책임을 생각하면 그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 점에서 이번 처신은 다소 부적절해 보이는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시장이 드러내놓고 불만이나 항변을 해야 할 정도로 지역풍토가 뒤틀려 있다면 그것은 별개의 문제로 취급돼야 한다. 흰 것을 검다하고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풍토에서는 지역 발전을 위한 올바른 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 그러잖아도 대구 사회 지도층은 공동목표를 향한 열정보다 자신의 논리와 정서를 우선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마당이다. 이것이 개인 이기주의와 아집으로까지 발전하면 도시의 구심력과 발전 잠재력이 흐려지게 된다.
의견과 주장은 항상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바탕이 대구발전이라는 사심 없는 공동체 지향이어야지 공연한 반감이나 상대를 끌어내릴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 설사 같은 반대의 주장이나 의견이 나왔다 하더라도 선의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시장이 그처럼 격정을 토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구의 국제화에 부응해 지역 지도층도 이제 한 차원 높은 공익정신을 보여줄 때가 됐다. 더 이상 대구를 케케묵은 패거리 의식이나 과거정서에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지도층 모두가 한번쯤 진지한 성찰을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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