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시행 중인 노동부의 '엄마채용장려금'이 까다로운 지원 요건 탓에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출산 등 이직여성 신규채용장려금(엄마채용장려금)'은 임신이나 출산, 육아 등을 이유로 회사를 그만둔 여성들의 재취업을 돕기 위한 제도. 육아 문제로 이직한 여성근로자를 채용할 경우 사업주에게 첫 6개월 동안은 월 60만 원, 나머지 6개월 동안은 월 30만 원씩 1년간 지원되는데,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70억 원의 사업비를 배정했다.
그러나 실제 지원 실적은 극히 저조하다. 대구노동청 종합고용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4개월여 동안 지원 건수는 단 1건뿐이었다. 이처럼 지원 실적이 저조한 것은 지나치게 까다로운 규정 때문. 사업주가 지원을 받으려면 근로자가 회사를 그만둔 뒤 5년 이내에 고용지원센터에 구직 등록을 하고 등록 뒤 3개월 이상 실업상태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출산 때문에 퇴직한 여성이 수년 내 구직 등록을 하기가 쉽지 않고 또 5년이 지나면 취업을 하더라도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현실성이 떨어지고 있다. 실제 지원 요건 중 기간 제한을 두는 것은 장애인이나 장기 구직자 등 신규채용장려금의 여러 분야 중 엄마채용장려금이 유일하다.
또 출산 등으로 회사를 그만두기 전의 근무 증빙자료도 있어야 해 고용보험 가입 사업장이 아니거나 소규모 점포에서 일했을 경우 근무 여부 확인이 어렵다. 노동부 구직등록센터에 등록하지 않으면 구직 활동이 인정되지 않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뿐 아니라 계약직이나 일용직 등 비정규직은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고, 퇴직했던 회사에 재취업했거나 새로 취직한 회사가 마지막 직장의 사업주와 합병이나 양수 등 연속적인 관계가 있을 경우에도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돼 있다.
이처럼 까다로운 지원 요건을 두고 구직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간호사로 근무하다 출산 때문에 그만뒀다는 배모(34·여) 씨는 "지난 5년간 두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다가 엄마채용장려금 제도가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취업을 시도했지만 5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결국 실패했다."며 "생계 때문에 다시 취업하려고 했는데 이를 지원해주기 위해 생긴 제도의 혜택을 볼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 대구노동청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원 요건이 상대적으로 덜 까다로운 청년구직자나 장기구직자 채용 지원금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제도 홍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지원 건수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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