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골마을 경주 최씨 종가의 종부 이동희(59) 씨는 추석이 오기 보름 전부터 손길이 바빠진다. 명절이면 찾아오는 손님만 해도 100여 명이 넘는데다 종가의 차례도 미리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체감 물가는 지난 설보다 훨씬 올랐다고 한다.
"명절 장보기는 보름 전부터 시작해요. 생선처럼 미리 사둘 수 있는 것은 냉동실에 넣어두고 햅쌀도 미리 준비합니다. 대목 가까우면 너무 비싸니까 과일도 일주일쯤 전에 사두고요. 전 부칠 재료는 전날 구입하는 것이 순서예요."
준비해야 하는 양이 많다 보니 장보는 데에 드는 재료비만 100만 원은 족히 든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 씨가 선택한 장보기 노하우는 100% 재래시장을 활용하는 것. 수산물은 새벽 6시쯤 수협 공판장을 찾아 구입하고 과일과 채소는 칠성시장에서 오전 7시쯤 구입한다. "마트는 아예 안 가요. 더 비싸니까요. 재래시장에 아침 일찍 찾아가면 물건도 싱싱하고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경주 최씨 종가의 제사는 명절까지 합하면 일 년에 15번. 종가 맏며느리가 된 지 35년이나 됐지만 제사 음식은 변함이 없다. 모든 것이 간소해지고 현대화됐지만 경주 최씨 종가 제사음식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것. "요즘은 인터넷으로 음식을 주문하기도 하고 가게에서 구입해 제사음식을 차린다고 하데요? 조상 모시는 음식인데 그래도 되나 싶기도 하지만 솔직히 간편해서 좋겠다는 생각도 들죠."
결혼 후 이 씨가 챙긴 제사만 해도 500여 차례는 될 터. 이 씨가 신세대 주부들에게 알려줄 장보기 노하우는 뭘까. "힘들더라도 수협 공판장이나 재래시장에서 구입하면 돈이 훨씬 절약돼요. 대신 대량 묶음으로 판매되니 양이 많죠. 이럴 땐 몇 명이 함께 장을 본 후 나누면 아껴쓸 수 있지 않을까요. 반드시 단골 가게를 정해두고 에누리와 덤을 얻는 것도 적잖게 보탬이 됩니다."
최세정기자 사진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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