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저를 위해 뛰었고, 다음엔 가족을 위해, 이제는 이웃을 위해 뛰고 싶습니다."
지난 16일 대구 달서구 '웃는 얼굴' 마라톤대회에서 시각장애인 이용술(46) 씨와 함께 하프코스를 완주한 김영철(49·대구시 북구 동천동) 씨는 시각장애인 마라톤 도우미다.
김 씨는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이 씨와 함께 팔을 끈으로 묶고 20km를 달렸다. 이날 대회는 비가 많이 내려 물엉덩이가 많아 힘든 코스였다. 순간 경계석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이 씨가 발목을 접질렸다. 김 씨는 "미처 턱김 씨는 이 씨에게 쉴새 없이 노면의 상태를 알려주고 장애물이 나타나면 이 씨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안내했다. 아찔한 순간은 10km 지점에서 나타났다. 비포장도로에서 인도로 달리다가 아스팔트 도로로 내려서는 을 보지 못했다."면서 "이 씨의 발목에 파스를 발라주고 마사지를 했지만 완주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질주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 씨는 1km 정도를 절뚝거리면서도 뛰었다. 두 사람의 기록에는 못 미치지만 1시간 59분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완주하는 순간 이 씨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고 김 씨는 이 씨의 발목을 주물러주면서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김 씨가 시작장애인 마라톤 도우미를 한 것은 이번이 네번째. 그는 지난해 베이징 마라톤대회에서 시각장애인 도우미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지원했다.
김 씨는 10년 전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그 뒤 부인과 함께 해외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해외 배낭여행을 즐겼다. 그러다가 일년에 한번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봉사하기로 마음먹고 시작장애인 마라콘 도우미를 하기로 결심했다.
김 씨는 "마라톤은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운동"이라면서 "이제까지 나와 가족을 위해 마라톤에 전념한 만큼 일년에 한번은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서 마라톤 완주를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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