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한우의 자존심 '참품한우'

DNA검사로 사육·유통 전과정 보증

▲ 대구 수성구 두산동 참품한우 1호점내 정육판매 코너
▲ 대구 수성구 두산동 참품한우 1호점내 정육판매 코너
▲ 지난 7일 대구 달서구 성서우방타운 맞은편에 개점한 참품한우 2호점인
▲ 지난 7일 대구 달서구 성서우방타운 맞은편에 개점한 참품한우 2호점인 '참품한우 Fresh'(이곡점)

경북 경산시 남산의 김지영 씨 농장. 김 씨가 키우는 소들은 하나같이 '1100203…'으로 시작되는 11자리 숫자의 명찰(비표)을 달고 있다.

이 소들은 2005년 농림부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토종 한우 명품화' 대상 한우들. 김 씨 농장의 소들은 태어나자마자 DNA 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 광우병 등 인수공동 질병이나 법정전염병이 없어야 하고 도축때도 항생제 잔류량까지 검사해 안전성을 검증한 후 출시된다.

김 씨를 비롯한 경북도내 상당수 축산농가들은 이 같은 '생산이력시스템'을 거친 후 지난 6월부터 '참품한우'라는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무질병, 무항생제 한우고기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 최초로 생산이력추적시스템을 통해 소의 출생에서부터 성장, 도축, 가공, 유통과정 등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모든 정보가 낱낱이 기록되는 것이다.

◆참품한우 어떻게 생산되나

2000년 이후 수입산 쇠고기의 범람으로 축산농가를 비롯한 전국한우협회와 정부, 한우전문가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해왔다. 2003년 미국산 소가 광우병 파동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하자 한우 관계자들은 여기서 해답을 찾았다.

수천만 두를 생산하는 미국이나 호주산 쇠고기가 할 수 없는 '완벽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갖춰 수입산과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 것.

이에 따라 농림부는 국내 한우의 20%를 생산하고 있는 경북도에서 '한우 명품화'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하고 2005년 경북도, 영남대, 지역 축산농가와 함께 경북한우클러스터사업단(단장 여정수)을 만들었다.

명품 한우 육성 사업은 1차로 도내에서 사육되는 40여만 두 가운데 2만여 두를 선정, 출생과 동시에 지역·농장별 개체 고유번호를 주고 유전자검사를 통해 DNA 코드를 부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질병이나 발육에 지장이 없는 한우로 판단되면 철저한 사양관리에 들어가는 것. 광우병, 브루셀라, 소결핵, 요내증 등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질병을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은 물론 도축과정에서도 DNA 검사를 통해 질병이 없는 지를 확인한다. 사료도 항생제가 들어가지 않거나 최소화한 재료만을 쓰고 중금속, 호르몬 등 인체 유해물질이 없는지를 점검해 문제가 없으면 식탁에 올린다.

만약 착오로 질병에 걸린 소가 식탁에 올랐을 경우 어느 농가에서, 어느 유통경로에서, 무슨 이유로 발생했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

'전 과정 생산이력추적시스템'으로 생산된 참품한우는 도내 250개 한우생산 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70%가 50두수 이상을 키우는 대형 한우농가다. 사업단은 10년 후에는 1천 호 농가에서 20만 두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정수 경북한우클러스터 사업단장은 "참품한우는 출생때부터 완벽한 질병관리와 30여개월 동안 과학적 관리를 통해 생산된 1등급 이상의 한우다."며 "수입 쇠고기와의 경쟁에서 한우가 살아남는 길은 한우고기의 완벽한 안전관리 시스템밖에 없다."고 했다.

사업단은 앞으로 유전자 검사, 생체 초음파 진단, 육종가(유전능력) 평가 등을 통한 암소핵군 조성으로 우량 한우 종자를 개발해 세계 최고의 고급육을 생산할 계획이며, 2년 후쯤 성과가 나타나면 고급육 비율이 현재보다 10, 20% 정도 늘어나게 된다고 밝혔다.

◆어디서 구입할 수 있나

참품한우는 지난 6월 개점한 대구 수성구 두산동 1호점(053-256-8996) 과 달서구 성서 우방타운 맞은 편에 개점한 '참품한우 Fresh'(이곡점·053-593-3530~1)에서 구입하거나 맛볼 수 있다. 올해안에 서울 강남에도 3호점을 여는 등 전국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 7일 개점한 이곡점은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야채류와 후식을 친환경 제품들로만 차리는 신개념 정육점을 지향하고 있다. 최상의 등급만을 판매하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 중간상을 거치지 않고 산지농가에서 바로 직판점을 통해서만 고기를 내놓기 때문에 유통과정에서 새나가는 거품가격이 없다.

전계완 참품한우 대표는 "전국에 한우 브랜드만 200여 개가 있지만 수입산의 한우 둔갑 판매 때문에 차별성을 갖지 못했다."며 "참품한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보증하는 한우"라고 밝혔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