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물만난 삼성 에이스 브라운…쏴라, '물폭탄投'

후반기 5승 무패 우기 강한 면모…삼성 2위 탈환 기대주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제이미 브라운의 어깨가 무겁다.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가 걸출한 에이스인 다니엘 리오스, 류현진이 선발진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고 각각 맷 랜들, 정민철을 우군으로 거느린 것과 비교하면 삼성의 선발진은 상대적으로 약세다.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은 물론 포스트 시즌에서 강력한 선발 투수를 갖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강점. 선발 투수가 제대로 버텨 주지 못하면 아무리 강력한 불펜이 있어도 승리를 지키기 위해 등판할 기회 조차 잡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상대 에이스를 상대할 확률이 높은 브라운의 활약이 절실한 이유다.

현재까지 드러난 성적만 놓고 보면 브라운의 위력은 리오스, 류현진에 못 미친다. 리오스와 류현진은 빠른 공이 위력적인 '파워 피처'인데다 승패와 관계 없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주는 '이닝 이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다승(19승)과 평균자책점(1.94) 1위인 우완 투수 리오스는 30경기에 등판해 213과 1/3이닝을 소화하면서 완투(9이닝 기준) 4번을 포함해 7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가 22번에 이른다. 6이닝 이상 던진 경기를 따지면 무려 28차례. 시즌 MVP로 손색이 없는 성적이다.

좌완 투수인 류현진(15승6패, 평균자책점 2.76)의 활약도 발군이다. 27경기에 나서 7번 9이닝 역투를 펼치며 196이닝을 던졌다. 7이닝 이상 던진 경기는 18번, 6이닝 이상 던진 경기 수를 세면 22번이나 된다. 류현진은 탈삼진 1위(168개)를 질주하고 있다.

반면 브라운(11승6패, 평균자책점 3.27)은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이상 던진 경기가 3번 뿐이다. 6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를 꼽아봐도 11차례다. 선발 투수가 최소 5이닝 이상을 던져야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음을 감안하면 그나마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횟수가 2번이라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미리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 후반기 들어 브라운은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7월14일 이후 9번 등판해 5승무패를 기록했다. 리오스와 류현진 만큼 많은 이닝을 던져주진 못하지만 9번 등판 모두 자책점이 3점 이하였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풀 꺾인 공격력이 고민이지만 브라운의 뒤에는 8개 구단 최고의 불펜이 버티고 있다. 투수로선 뒤가 든든하니 부담이 덜어지기 마련. 게다가 브라운은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상대 타구에 얼굴을 맞고도 꿋꿋이 마운드를 지킬 만큼 강한 승부욕과 정신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때문에 삼성이 그에게 거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삼성은 18일 최하위 KIA 타이거즈와 광주에서 경기를 치른다. 선발은 브라운. 시즌 초반 타격 지원 부족으로 7전8기만에 첫 승을 거두는 등 불운했던 시기를 딛고 일어선 브라운이 에이스의 위용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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