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편이…."
정부양곡보관창고 관리인이 양곡 수천 포대를 빼돌려도 감독관청인 군청은 까맣게 몰라 정부 양곡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지난 13일 오후 9시쯤 의성 다인면 가원리의 한 정부양곡창고가 불길에 휩싸여 보관 중이던 정부 양곡 7천300포대 중 100포대는 완전 불타고, 7천200포대는 판매가 불가능할 정도로 타 3억 6천5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냈다.
당시 소방당국은 진공청소기 과열로 화재가 났다고 추정했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창고 관리인 K씨(46·의성읍)가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달간 양곡 1천600포대(조곡 40kg 기준)를 빼돌려 8천만 원 상당을 챙긴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 이를 감추려고 불을 질렀다는 것.
17일 경찰에 구속된 K씨는 전기기구 과열로 화재가 난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창고 내부에 진공청소기를 작동시키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감독관청인 군청이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1년 가까이 창고 관리인이 양곡을 빼돌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정부 양곡안전보관요령에 따르면 농림부 및 시·도는 수시로 지도점검할 수 있으며 시·군은 월 1회 이상 점검하되 역시 수시 점검도 가능하다. 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도 점검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의성군 양곡창고 관리담당자는 "지난 3월 농관원 의성출장소와의 창고 일제조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항변하고 있으나, 이 무렵 창고에는 벌써 1천600포대의 양곡이 비어 있는 상태였다.
한편 경찰은 이 창고 외에도 정부 농산물 보관창고에서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