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040광장]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하여

얼마 전 평소 존경하는 분이 많이 편찮으셨다. 건강하신 분인데 급작스럽게 입원하시는 모습을 보고 무척 당황이 되었고 평소에 건강을 좀 챙겨드릴걸 하고 후회하기도 했었다. 요즈음 언론매체에서 제일 많이 다루는 기사는 단연 건강에 관한 것들이고 모두가 건강에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투자도 많이 하고 있다.

특히나 광고는 단연 건강보험에 관한 것들이 많고 누구나 한두 가지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러한 광고들은 다양한 혜택들을 제시하면서 보험에 가입하기를 권유하고 있다. 물론 일리가 있는 광고이다.

은퇴한 이후에 일정한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덜컥 병에 걸리거나, 암이 발견된다든지, 아니면 갑자기 사고를 당하면 난감한 일이다. 이럴 경우를 대비하여 건강보험 하나쯤 들어놓는 것도 노후생활의 대비에 한몫을 담당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보험가입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20년경에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 1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이고, 남녀 공히 평균수명이 80세 이상일 것이라고 한다. 2020년이면 지금의 40, 50대가 본격적으로 어르신이 되는 시기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급격한 노령화 인구의 증가를 보일 것이고, 자연히 성인병 및 노인병의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되며, 이에 대한 직접 의료비용 및 사회간접 비용의 지출도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물론 정부 당국이나 의료계에서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개개인도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러한 투자 중에 꼭 실천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이 건강 검진이다.

요즈음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암이나 심혈관계질환은 조기에만 발견되면 거의 완치시킬 수 있을 만큼 의학이 발달돼 있다. 발전된 의학의 혜택을 보려면 병의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병이 진행된 경우에는 아무리 현대의학이라도 완치시키기가 어려워진다.

중년 이후의 나이가 되면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일 년에 한 번은 꼭 정기 검진을 받도록 하자. 예로부터 전해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때를 놓쳐버리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고. 그런데 주위의 지인들에게 이렇게 권해 보면 한결같이 대답은 이렇다.

"혹시 건강검진 받았다가 나쁜 병이 발견될까 봐 겁이 나서 병원에 가기 싫다."는 사람과, "너무 바빠 병원에 갈 짬이 없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병이라는 것은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내가 여유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지도 않는다.

두 번째 투자는 운동이다. 운동이라고 해 봐야 거창한 것이 아니다. 물론 여유가 있어 헬스클럽, 수영, 조기축구, 테니스, 등산 등 보다 전문적인 운동을 할 수 있으면 좋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이런 호사를 부리기가 싶지 않다.

이런 전문적인 운동에는 추가 비용부담이 들고, 또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시도는 많이 하지만 꾸준히 하기가 어렵다. 아주 간단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이 있다. 돈도 별로 안 든다. 튼튼한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된다.

바로 '걷기'다. 요즈음 걷기운동도 홍보가 잘 돼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 30분에서 40분 정도로 걷고, 속도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일주일에 3회 내지 4회 정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다. 너무 욕심을 내어 과격하게 매일 운동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과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 마음의 여유다. 대부분의 질병은 스트레스와 많은 관련이 있다. 아무리 복잡하고 바쁜 세상일지라도 한 걸음만 뒤로 물러나서 여유를 가지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우리 몸속에 병이 찾아올 공간이 없을 것이다.

민병우(계명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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