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지역 아파트 '매수 타이밍'은?

"아파트 값 이젠 바닥쳤다" 확산

'추석 연휴'가 끝나면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시작된다.

그러나 올 가을은 매도자뿐 아니라 어느 때보다 매수자들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집값이 지난해 상반기 이후 내리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내집마련에 나서거나 평형 갈아타기를 희망하는 실수요자들이 '매수 타이밍'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탓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실수요자 대부분이 매수와 전세를 두고 혼란을 겪고 있다."며 "집값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많이 내린 지역도 많지만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 등으로 내집마련을 망설이는 실수요자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가을 이후 집값 어떻게 될까

부동산 전문가들조차 향후 집값에 대해 뚜렷한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책, 3만 가구를 넘는 내년도 입주 예정 물량 등 악재가 버티고 있지만 올 들어 신규 분양 물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데다 차기 정부에서 침체된 지방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세금 및 대출 규제 완화'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변수가 많은 탓이다. 현재 대구 지역 아파트 가격은 단순 수치로 보면 2년 전인 2005년 가을철과 비슷한 수준. 국민은행이 매달 집계하는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1월 지역 아파트 가격은 2002년 9월 '100'을 기준으로 볼 때 '111.4'로 지난달 '111.1'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었다.

2년 만에 아파트 평균 가격이 제자리로 돌아온 셈.

부동산 114가 이달 들어 대구 지역 대단지 아파트 단지가 많은 13개 동의 1년 전후 아파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개 동만이 보합 상승세를 보였으며 나머지 지역은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진우 지사장은 "2005년 이후 가격대가 높은 신규 아파트 입주가 계속 진행된 것을 감안하면 기존 아파트 가격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더욱 클 것"이라며 "일부 지역 아파트 가격은 3년 전 수준으로까지 하락한 곳도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바닥 심리는 확산

현장 부동산 업계에서는 아파트 가격에 대한 바닥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수성구 범어동 중개업소인 '부동산하우스' 이성희 소장은 "지난 7월부터 급매물이 하나 둘 빠져나가기 시작해 현재 급매물로 볼 만한 매물은 없다."며 "기존 아파트의 경우 전반적인 가격이 2005년 하반기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범어네거리 주변 2억 3천 만원까지 나왔던 100㎡(30평형대)형 아파트는 거래가 끝난 상태며 현재는 2억 5천만 원까지 가격이 올라간 상태.

한동안 가격 하락세가 심했던 지산·범물 지역도 지난 봄철 이후 100㎡ 형 아파트 가격이 1억 2천만 원대까지 떨어졌지만 현재는 1억 3천~1억 4천만 원 선을 다시 회복했다.

달서구 장기동 대우부동산의 정창국 소장은 "100㎡의 경우 전세는 없어서 거래가 되지 않고 있으며 매매는 급매물 위주로 지난달까지 꾸준히 이어졌다."며 "100㎡ 형의 경우 평균 가격보다 1천만 원 정도 호가가 내려가면 바로 거래 성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수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시점이지만 실수요자 사이에서도 현재 시점이 바닥 가격이라는 점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는 셈.

◆기존 중소형 급매물은 매수 나서도 안전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존 140㎡(40평형 초반) 형 이하 중소형 아파트에 대해서는 입지나 가격 등을 따져 올가을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것을 권유하고 있다. 입주를 앞둔 신규 아파트 분양가와 기존 아파트 가격이 30% 정도 차이가 나는데다 내년 이후 입주 물량이 140㎡ 이상 중대형 위주로 몰려 있는 탓이다.

부동산 114 이진우 지사장은 "가격 조정을 많이 받은 지역에서 중소형 아파트 장만을 준비한다면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며 "소형의 경우 신규 공급이 없고 향후 공급량도 적지만 수요는 이어지고 있어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가격이 바닥권을 벗어난 상태"라고 밝혔다.

실제 매매가격 대비 전세 비율을 살펴보면 현재 대구 평균이 64% 정도인 것에 반해 66~99㎡의 경우는 70% 넘게 나타나고 있으며 132㎡ 이상 중대형은 평균적으로 59% 전후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 소형 평형은 매매 가격 1억 1천만 원에 전세 가격 9천만 원으로 매매 가격 대비 전세비율이 80% 이상 나타나는 단지들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신규 입주 단지 주변으로 6~10년 정도 된 기존 단지들을 선택한다면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신혼 부부나 학군 수요에 따른 내집마련이 필요한 실수요자라면 전세보다는 발품을 팔아 급매물 위주의 기존 아파트 매수에 나서 볼 만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