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바다와 푸른 나무, 유럽풍의 붉은 벽돌집, 그리고 쪽빛 하늘….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대구와는 자매도시여서 더 친숙한 느낌이 드는 칭다오(靑島). 칭다오를 여행하면 이처럼 다양한 색채를 만날 수 있다.
칭다오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풍경은 붉은 벽돌집과 푸른 해변. 그 너머로 신도시의 빌딩 숲이 우뚝 솟아있다. 마치 유럽의 한 도시에 온 듯 아름답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 안에는 아픔이 배어 있다. 100여 년 전 이곳은 작은 어촌에 불과했지만 1889년 독일에 점령된 이래 외세 문물의 영향으로 도시는 급속하게 성장했고 도시는 중국이 아닌 유럽의 한 도시를 연상할 정도로 다양한 유럽풍의 이국적인 건물이 들어서게 됐다.
이국적인 건물들은 이제 유용한 관광 자원으로 변했다. 칭다오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은 신호산 공원이다. 공원은 그리 높지 않지만 정상에 서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요트경기가 열릴 예정인 회천만과 독일인들의 군사기지로 이용되다가 공원으로 변한 소청도군함박물관 등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공원을 조금 내려오다 보면 왼쪽 편으로 독일점령기에 지어진 독일 총독관저가 보인다. 돌로 만들어진 건물은 우람하고 실내에는 고급스런 샹들리에와 가구들이 잘 보존돼 있다.
바다를 한눈에 보기 위해서는 소어산 공원이 좋다. 전망대에 서면 푸른 칭다오의 앞바다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칭다오 바닷가를 산책하면 유럽풍의 이국적인 건물들이 즐비한 팔대관 지역을 만날 수 있다. 바닷가에는 40km에 걸쳐 산책로가 조성돼 풍치를 즐기며 걷기에 좋다. 이곳을 배경으로 중국인 예비 신랑·신부들이 결혼 야외 촬영에 한창이다.
칭다오만에 돌출한 길이 440m의 잔교는 1891년에 건설한 것으로 청나라 정부가 뤼순에서의 군수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했다. 가장 앞에 있는 2층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칭다오와 시가지가 아름답다. 잔교는 칭다오 맥주의 상표에도 있을 만큼 칭다오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건축물 외에도 칭다오에는 독일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독일인은 본토의 맥주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1903년 독일맥주회사를 설립했다. 칭다오 맥주다. 칭다오를 모르는 사람들도 칭다오 맥주는 알고 있을 정도다. 한국에서도 맥주 전문점에서 칭다오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칭다오 맥주 100주년을 기념해 개관한 칭다오 맥주박물관은 관광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독일인이 공장을 세울 당시 사용했던 맥주제조기계가 전시돼 있다. 맥주 생산모습을 견학할 수 있고 관람의 마지막 코스인 맥주바에서는 시음을 즐길 수도 있다. 박물관에서 맛본 맥주는 텁텁하지 않고 상큼하며 뒷맛이 깔끔하다.
글·사진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 칭다오 여행 Tip=대구에서 칭다오까지 중국국제항공(CA)이 매주 월·목요일 2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시간 45분. 한국과의 시차는 1시간이다. 중국에 도착하면 시계를 1시간 늦추면 된다.
♠ 칭다오서 버스로 4시간 '옌타이'
칭다오의 근교 도시로 여행하는 것도 좋다. 옌타이(烟台)는 칭다오, 웨이하이(威海)와 함께 산둥에서 가장 빠른 성장이 진행 중인 도시이다. 칭다오에서 버스로 4시간 정도 걸린다.
옌타이에 위치한 남산리조트는 세계적인 대형 골프장을 겸하고 있는 독특한 문화단지이다. 중국 선사시대부터 청조까지의 역사를 한 곳에서 관람할 수 있어 아이들의 체험학습에도 좋다. 각 왕조는 하나의 전시장으로 꾸며져 있으며 만리장성도 산 능선을 따라 축조돼 있다. 윈난성에서 온 화족들의 전통 공연도 볼 만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좌불상인 남산대불도 볼거리. 300여 개의 계단을 올라가면 높이 38.66m의 대불상을 만날 수 있다. 대불 바로 밑 전시장에 모셔져 있는 9천999개의 불상까지 합하면 정확히 1만 개의 불상이 있다.
글·사진 모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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