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시를 들락거리는 직접 투자자, 그리고 펀드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했었다. '그렇게 잘 나가던' 우리 증시가 지난달 중순 이후 갈팡질팡해왔기 때문이다.
원인은 하나였다. 미국에서 불어온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바람'. 신용이 낮은 사람들에게 금융기관이 집 사라고 빌려준 돈 대부분이 큰 부실위험에 빠졌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자신들이 꼬아놓은 문제를 19일 스스로 풀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0.5%포인트나 낮추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제 '상승 쇼'가 시작됐다며 추석 기분을 한창 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1,900을 돌파했다. 과연 우리 증시는 계속 달릴 수 있을까?
◆상승쇼가 시작됐나
지난달 9일 BNP파리바의 펀드 환매 중지 선언 이후 글로벌 증시가 휘청거렸다. 두달 넘게 이런 상황이 계속됐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쏘아올렸던 우리 증시도 '파죽지세'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미국 FOMC가 0.5%포인트 금리를 낮추면서 '다시 상승 랠리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사실 전문가들은 0.25%포인트 정도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봤었다. 하지만 0.5%포인트가 내렸다. 당연히 전문가들은 '좋아'를 외치고 있다.
김희석 하나대투증권 대구중앙지점장은 "금리가 0.5%포인트 떨어지면서 이제 미국이 정상궤도에 올랐다."며 "미국 시장이 정상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리 증시도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2,000을 뚫어내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지점장은 상당 기간동안 '견조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본격 상승 랠리가 시작됐다고 하더라도 기존 주도주가 바뀔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며 조선·철강·화학·기계 등 중국 관련주가 주도 역할을 계속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엇을 관찰해야하나
19일 오전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천97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지난 6일 이후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외국인들과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우위였지만 기관이 '사자'에 나선 것.
외국인들도 이날 매도 우위였지만 장 초반에는 오래간만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미국 금리 인하를 계기로 향후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류창곤 굿모닝신한증권 대구지점장은 "미국 시장이 안정됨으로써 외국인들의 매도 사태가 잠잠해질 것"이라며 "우리 증시를 받치고 있는 세력이 뭐니뭐니해도 기관과 외국인들인만큼 투자자들은 19일부터의 외국인·기관 동향에 대해 세심한 관찰을 해야한다."고 했다. 외국인들과 기관이 새로이 매수하는 종목을 들여다봐야한다는 것.
그는 "20일 FTSE 선진국지수 편입과 관련된 발표가 나오는데 기자회견까지 여는 것으로 봐서는 전망이 아주 밝아보인다."며 "계속해서 자금이 유입됐던 주식형펀드가 최근 증시로 본격 유입이 안된 상황이라 주식형펀드자금까지 들어오면 추석 이후 랠리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외국인과 기관은 결국 우량주를 살 수 밖에 없는만큼 '뜰 것'으로 짐작만되는 자동차와 IT보다는 기존 주도주 중심으로 매수 방향을 잡으라고 권고했다.
◆악재는 없을까
미국의 금리 인하는 '경기가 안 좋다'는 반증이다. 경기가 좋지 않으니 금리를 내린 것이다. 결국 글로벌 경기를 좌우하는 미국 경기가 안 좋은데 글로벌 증시도 계속 '달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더욱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완전하게 해결된 상황이 맞느냐는 물음표도 나온다. 폭등하는 국제 기름값도 걱정거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관적 전망이 설 땅이 그리 넓지 않다고 했다.
박의환 우리투자증권 대구 범어지점장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국 기업들의 '벌이'가 아주 좋다."며 "게다가 금리까지 내려왔으니 미국 시장은 더욱 좋아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또 "기름값에 대해 걱정을 많이하는데 유가가 기업 경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구시대 경제'는 이미 끝났다."며 "기업들은 오일 쇼크를 겪으면서 이 부분에 대해 엄청난 고민을 해왔고 기름값이 향후 글로벌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지점장 역시 조선·철강·기계·화학 등 중국 관련주가 주도주의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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