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태풍으로 비 내리고 찌푸린 날이 계속된 가운데서도 반짝 햇살이 내리쬔 18일 상주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은 아이들의 조잘거림과 함성 소리로 북적거렸다.
대부분 학교들이 100m 달리기와 보물찾아 달리기 등 '높이 날고, 빨리 달리고, 멀리 뛰는' 경기로 우위를 가려 상품을 주는 것과는 달리 이날 열린 중앙초교 운동회는 사뭇 특이했다.
아이들이 운동장 곳곳에서 제기차기와 공기놀이, 굴렁쇠 던지기, 줄넘기, 신발 벗어던지기 등 요즘엔 좀체 구경하기 어려운 전통놀이로 겨루고 있었기 때문. 특히 어머니와 할머니 앞에서 꼴찌의 부끄러운 기억이 있었던 달리기 같은 '1등 경쟁'은 찾아보기 힘든 어울림 한마당으로 진행됐다.
이 학교는 경북도교육청의 '문화·예술 체험 시범학교'. 지난 2004년 3월부터 전통놀이, 전통음악 등 전통문화를 통해 아이들의 바른 심성을 기르는 인성교육을 해오고 있다.
학교 곳곳에는 20, 30년 전의 전통놀이장이 만들어져 있고 각종 도구와 설명서가 비치돼 있다.
운동장에는 씨름장, 모래 체험장, 사방치기·팽이치기·통일놀이장 등의 마당놀이장이 있다. 1, 2학년 교실과 복도 곳곳에는 공기놀이, 딱지치기, 산가지놀이 등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 도구가 마련돼 있다.
또 6년 동안 놀이를 비롯해 각종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알차게 꾸며져 있다.
강수중 교장은 "모든 아이들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고운 심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 전통놀이 운동회를 마련했다."며 "나중에 어른이 돼서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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