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20대 여성고용률 60%, 그러나…

20대 여성 고용률이 60%에 육박, 이 추세라면 조만간 같은 연령층 남성 고용률을 앞지를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우먼 파워를 실감하게 하는 놀라운 변화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20대 여성 고용률은 2001년 56.2%에서 매년 상승세를 보여 올 2분기에는 59.7%로 높아졌다. 반면 20대 남성의 경우 2002년 65.2%로 정점에 올랐다가 조금씩 떨어져 올 2분기에 60.7%로 나타났다. 20대 남녀의 고용률 차이가 1% 포인트로 크게 좁혀진 것이다. 멀지않아 20대 청년층에서 남녀 고용률이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올만도 하다. 남성들에겐 자못 위협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젊은 여성들의 적극적인 취업활동,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직원 채용시 양평등 원칙을 적용하는 기업체 증가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 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여성들 사이에 취업을 결혼보다 우선 순위에 두는 경향이 짙어지는 요즘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적어도 20대 여성층에서는'결혼은 선택 취업은 필수'라는 구호가 완전히 사회적 트렌드로 정착돼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취업 여성의 증가는 남녀 고용평등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이 국가적 난제인 저출산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마냥 박수를 칠 수도 없는 상황이다. 27일 서울시가 2005년 인구주택 총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25~34세 여성의 50.5%가 '未婚(미혼)'으로 나타났다. 10년전(26.5%)에 비해 배 가까이 급증했다. 한마디로 可姙期(가임기) 젊은 여성들이 결혼조차 미루고 취업 현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서울지역의 통계지만 미혼여성의 증가와 저출산 문제는 이미 전국적인 추세다.

여성 경제활동 증가와 여성 미혼율 증가는 무얼 말해주는가. 바로 직장과 가정의 양립이 힘든 현실을 대변해준다. 60%에 육박하는 20대 여성의 고용률은 30대에서 55.2%로 급속하게 미끄러져 내린다. 일과 출산'육아를 병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혼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은 이제 크게 변했다. 미혼 여성의 고용률 증가가 저출산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가차원에서 직장내 보육시설 등 다각도의 해결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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