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기 침체…기업들 "신용보험 들자"

지난달까지 2천억 가입…작년 동기비 31% 늘어

#사례1. 대구의 레미콘제조업체인 A사는 최근 발을 동동 굴렀다. 건설업체인 (주)신일의 부도로 지난 3월 납품대금으로 받은 어음(6천630만 원)을 날릴 처지에 빠졌던 것.

그러나 이 회사는 이내 무릎을 탁 쳤다. 어음을 받았던 바로 그달, 코딧 신용보증기금에 들었던 '신용보험'이 생각났던 것.

A사는 이 보험 덕분에 어음의 80%인 5천300만 원을 지난달에 보험금으로 받았다. A사가 낸 보험료는 불과 9만 3천 원. 이 회사는 납품대금의 일부를 손해봤지만 낸 보험료(9만 3천 원)로만 따지면 수백 배가 넘는 이익을 봤다.

#사례2. 대구의 섬유제조업체인 B사. 이 회사 역시 하청생산을 의뢰받았던 국제교역(주)의 부도로 받아둔 어음(6천900만 원)이 휴지조각으로 변할 뻔했다.

그러나 이 회사도 A사처럼 지난해 10월 신용보험에 가입했었고, 어음의 70%인 4천800만 원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었다. 이 회사가 낸 보험금은 63만 원. 이 회사 역시 전체적으로는 큰 손해를 봤지만 낸 보험료로 봐서는 수십 배를 덕봤다.

풀릴 줄 모르는 기업 경기. 불안해진 기업들이 돈 떼이는 것을 막기 위해 앞다퉈 '신용보험'을 들고 있다.

신용보험이란 기업간 상거래에서 물건을 대준 기업이 이를 사들인 기업의 파산으로 인해 빚어질지 모르는 손실을 막기 위한 것.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코딧 신용보증기금이 판매하고 있다.

코딧 신용보증기금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대구경북지역 기업들의 신용보험 가입액은 1천997억 8천700만 원. 지난해 같은 기간(1천524억여 원)에 비해 31.1%나 늘었다.

전국적으로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올 상반기 가입실적이 1조 7천66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1천748억 원)보다 50%나 늘었다.

신용보험의 장점은 적은 보험료로 큰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 앞의 A, B사도 적은 보험료를 내고 큰 규모의 보험금을 받았다.

김남수 차장(코딧 신용보증기금 대구경북본부)은 "물품대금으로 받은 어음 및 매출채권이 보상 대상"이라며 "기업들에는 신용보험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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