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우왕좌왕' 이명박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 경선 이후 국·내외 잦은 일정 차질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현지 사정을 이유로 러시아 방문을 취소해 4강 외교 첫 출발부터 삐걱거린 데 이어 오는 14일부터의 미국 방문일정조차 외교적 결례를 범해 미 대통령과의 면담이 이뤄질지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 정부의 외교 라인들이 자신들을 배제한 채 면담일정을 잡은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고 주한 미 대사관은 비공식라인을 통해 이 후보 측에 유감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작 이 후보는 '나도 잘 모른다.'는 반응이다. 그는 30일 청계천 복원 2주년 기념행사에서 "만나는 것도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워싱턴 발표에 의해 저희가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만나는 여부도 확인을 해야 한다."고 말을 흐렸다.

이 후보 측에서 발표한 내용을 후보 스스로 불확실하게 말하고 있는 셈. 특히 러시아-미국 방문 모두 양국 대통령만 바라보고 일정을 추진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경선 후보로부터 '강대국 대통령에 기대려는 사대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한편 지난 28일 '한반도대운하 대구·경북 설명회'도 석연찮은 이유로 취소했다. 한반도대운하 태스크포스팀(팀장 박승환 의원)은 이날 설명회 취소 이유로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 위반 검토와 대구 현지사정을 들었지만 당사자들은 전혀 다른 답변을 해온 것.

대구 선관위 지도과 관계자는 "선거법 위반을 검토하지도 않았으며 사전 의뢰도 없었다."고 말했으며 대구시 고위 관계자는 "취소 배경은 모르겠고 점심 무렵에서야 취소됐다는 연락을 통보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비서실 주호영 부실장은 "애초부터 후보는 참석할 계획도 없었으며 지역 설명회가 열리는지도 잘 몰랐다."며 "태스크포스팀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하다 취소된 것"이라 말했다. 지난달 21일로 예정된 KBS와의 토론회도 국민패널 질의 문제 등을 이유로 취소되기도 했다. 이 후보 측의 대선행보에 보다 신중한 일정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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